[文대통령 인터뷰] 북미, '대화의 문' 다시 열리나…"시기 무르익어"

입력 2019-06-26 16:03   수정 2019-06-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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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인터뷰] 북미, '대화의 문' 다시 열리나…"시기 무르익어"
文대통령 "北美, 3차 정상회담 관해 대화"…친서에 관련 내용 포함된 듯
협상 재개 긍정 신호 잇따르고 있어 주목…외교부 "앞으로 수주가 중요한 시기"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간 3차 정상회담에 대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협상 재개의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밝히면서 한동안 교착상태였던 비핵화 협상이 조만간 다시 활기를 띨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26일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뉴스통신사 합동 서면인터뷰에서 "(북미) 양국 간에는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이미 많은 진전을 이루었고 꾸준히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북미협상의 재개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가게 될 것"이라며 "이제 그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지난 2월 말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이 합의문 없이 결렬된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친서 교환 등으로 정세 반전의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나왔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북미 간에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힌 대목이 관심을 끈다.
하노이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외에 공개된 북미 간 의미 있는 소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가 유일하다.
따라서 양 정상의 친서에 3차 정상회담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을 수 있다. 구체적이진 않더라도 3차 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에 대한 의지가 담겨있을 가능성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서에) 추가 만남에 대한 언급은 없었나'라는 질문을 받고 "아마도 있었을 수 있다(maybe there was)"고 답했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다시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미 간에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물밑접촉이 진행되고 있을 수도 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19일(현지시간) 강연에서 "북미는 실무레벨에서 아직 협상을 재개하지 않았지만, 공개적으로든 비공개적으로든, 직접적이든 제3자를 통해서든 많은 의사소통이 있어 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실무급도 아니라는 비건 대표의 말로 미뤄보면, 북미 간에 친서 외에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가고 있을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다.
관건은 북미가 2차 정상회담에서 확인한 이견을 좁히기 위한 실무협상에 얼마나 신속하게 돌입하느냐다.
북미는 최근 협상 재개에 대해 잇따라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과 관련 "아마도 아주 진정한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동안 미국을 향해 거친 말을 쏟아냈던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조선(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유관국(미국)이 조선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한)반도 문제가 해결돼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말해 다시 협상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27일 방한하는 비건 대표가 판문점 등에서 북측과 접촉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지만,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다.
외교 소식통은 "북측도 30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지금의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져 향후 수 주 내에는 실무협상이 재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외교부는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지만 일련의 신호가 북미대화로 직결될지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앞으로 수주가 북미대화 프로세스 재개에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무접촉이 재개되면 북미가 하노이 회담에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한 만큼 보다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협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을 통해 북미 양국은 서로가 원하는 것을 협상 테이블에 모두 올려놓고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면서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이 다음 단계 협상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ransi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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