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미국 정부가 24일(현지시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대테러 제재대상으로 지정한 데 대해 이란의 우방인 러시아가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25일(현지시간) 공보실 명의의 논평을 통해 "소동을 일으켰던 무인기 사건 이후에 미국은 하메네이와 이란의 고위 군인들을 상대로 개인적 제재를 가했다"면서 "미국이 이란과의 대화에 헌신하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에 반해 '(마지막) 다리들을 불태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스스로를 세계 운명의 결정자로 상상하고 점점 더 공격적 정책을 추진하면서 미국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으려는 자들을 징계하려 서두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러시아는 우호적 이란 국민, 이란 정부와 전적으로 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무부는 "미국 정부는 이란에 대한 무분별한 노선이 어디로 향할지를 숙고해야 한다"면서 "그것은 중동 상황 불안정화는 물론 국제안보 체제 전체의 훼손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앞서 이날 "미국의 가혹한 조처는 상황이 몹시 나쁜 쪽으로 향한다는 신호를 준다"라며 "최근의 사건을 보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전이 떠오른다"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최고지도자실에 경제적인 제재를 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임명한 관료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함께 최고지도자실에 물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이들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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