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오사카 담판' 앞둔 시진핑, 내부기강 잡고 우군 확보

입력 2019-06-2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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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오사카 담판' 앞둔 시진핑, 내부기강 잡고 우군 확보
정치국 소집·공무원 표창 내부단속…'중·아프리카 협력' 외교
리커창도 국무원 소집 '시장화·법치화' 강조하며 시장 다독여
중국 중앙TV, 신원롄보서 미국 겨냥 비난 쏟아내며 지원 사격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오사카 담판'을 앞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출국에 앞서 안으로는 기강을 다지고, 밖으로는 우군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중국 내 강경파를 억제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중 무역 갈등 논의에서 운신의 폭을 넓힘과 동시에 아프리카 등 우호 국가들을 늘려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오사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 참석차 27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 24일 오후 중국 공산당 정치국을 소집, 집단학습을 주재하며 공산당의 장기 집권 실현을 위해 초심을 잊지 말고 사명을 다할 것으로 촉구했다.
이날 집단학습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정치국원들이 대부분 참석해, 시 주석이 최근 미·중 무역전쟁으로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중국 지도부에 공개적으로 자신을 중심으로 뭉칠 것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 소식통은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시진핑 주석이 중국 지도부를 소집해 집단 학습을 했다는 것은 지도부 내부 단속과 더불어 오사카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올 결과를 전폭적으로 지지해달라는 의미도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 주석은 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인민 만족 공무원' 표창 대회에서 직접 참석해 수상자를 격려하며 외부 풍파에도 공무원들이 흔들림 없이 일해야 한다는 점을 내비치기도 했다.
시진핑 주석은 외부의 우군 확보에도 나서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성과 실행 회의'에 축하 서한을 통해 "중국과 아프리카 운명 공동체를 구축하자"며 러브콜을 보냈다.
시 주석은 이날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과 만나 양국 관계를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으며,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을 통해 관계 발전을 증진하기로 했다.

시 주석 출국을 앞두고 리커창 총리도 시장 다독이기에 나섰다.
리 총리는 25일 국무원의 '경영 환경 최적화' 화상 회의를 소집해 "국제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개혁 개방을 심화하고 취업 및 금융, 대외 무역, 외자, 투자 안정에 힘쓰고 경제의 안정적인 운영과 고품질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리 총리는 "시장화는 불합리한 체제 메커니즘의 장애를 해소하는 것이며 법치화는 규칙이 투명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국제화는 지속해서 개방을 확대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관영 매체인 중국중앙TV는 25일 저녁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播)에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환구시보 등의 대미 비판 논평을 일제히 보도하면서 미국의 일방주의가 국제 사회를 망치고 있고 미·중 간 평등한 협상만이 해결 방법이라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한 소식통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 관영 매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시 주석의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에 그만큼 모두 긴장하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중국으로선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갈등에 대한 합의는 힘들겠지만 유예 또는 휴전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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