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세금 지출 1천억원 육박·전년보다 41%↑…버킹엄궁 공사비 상승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손자인 해리 왕자 부부의 주거지 보수 공사에 큰돈이 쓰여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영국 버크셔주 윈저에 있는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 왕자비의 주거지 프로그모어 코티지를 수리하는데 납세자들이 낸 돈 240만파운드(약 35억원)가 투입됐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왕실 회계기록을 바탕으로 보도했다.
이들 부부는 올해 5월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 프로그모어 코티지로 이사했는데 이에 앞서 6개월간 실시한 보수 공사에 이런 금액이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801년에 지어진 프로그모어 코티지는 5가구가 살 수 있는 거처로 분리됐다가 해리 왕자 부부와 아기를 위한 단일 주거지로 이번에 리모델링됐다.
영국 왕실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마이클 스티븐슨은 "그 건물은 수년 동안 작업 대상이 아니었으며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이미 보수 예산이 배정돼 있었다"며 가구, 부속품, 비품 등의 비용은 해리 왕자 부부가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2018∼2019 회계연도 기록에 따르면 프로그모어 코티지 보수 비용을 포함한 왕실의 1년간 세금 지출은 6천700만파운드(약 985억원)로 직전 회계연도보다 약 41% 늘었다.
버킹엄궁 공사 비용 증가 등이 지출 증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왕실 지출 증가와 프로그모어 코티지 공사에 거액이 사용된 것에 대해 왕실 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이 날 선 비판을 내놓았다.
공화국 캠페인 그룹의 대표인 그레이엄 스미스는 "올해 (왕실 지출) 증가는 폭넓은 경비 삭감 시대에 매우 충격적"이라며 의회가 왕실의 지출에 관해 질의해야 한다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