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연, 27∼28일 3·1운동 100주년 국제학술회의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구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체제와 제도를 도입하는 사건인 혁명이 지난 230년간 동서양에서 어떻게 발생했는지 조명하는 학술 행사가 열린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서울대 역사연구소, 한국프랑스사학회와 함께 '프랑스혁명에서 촛불혁명까지: 혁명의 세계사를 향하여'를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경기도 성남 한중연 한국학대학원에서 27∼28일에 열리는 학술회의에는 우리나라는 물론 프랑스, 미국, 호주 연구자 약 30명이 참가한다.
한중연은 개별적 혹은 제한적으로 이뤄진 혁명사 연구를 세계사 관점에서 돌아보고, 1789년 프랑스혁명이나 1917년 러시아혁명과 비교하면 덜 알려진 주변국 혁명을 조망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기조 발표를 맡은 피에르 세르나 프랑스 파리제1대학 교수는 발제문에서 "18세기 이래로 (인류는) 노예무역에 맞서 노예제 폐지를 위해, 여성의 종속에 맞서 여성 해방을 위해, 동물에 대한 학대에 맞서 인간이 아닌 생명체의 복지에 대한 감수성과 그 필요성의 승인을 위해 싸웠다"며 "삼중의 싸움이 종종 함께 사고하는 공조 속에서 행해졌다"고 주장했다.
세르나 교수는 "18세기 전문가로서, 21세기 시민으로서 이 세 전투가 절대 완결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많은 투쟁을 요구한다고 본다"며 "인간적 멸시의 문제가 동물에 대한 정당한 권리 부정과 함께 작동한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패널 발표는 '근대성을 다시 생각한다: 근대, 전근대, 반근대, 탈근대', '연결된 혁명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혁명들의 상호연쇄', '제국과 혁명: 제국주의, 무너지는 제국들, 그리고 혁명', '혁명을 살아가다: 생활경험으로서의 혁명사 쓰기'라는 네 주제로 진행한다.
알리사 세핀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흑인 노예가 주도해 성공한 첫 혁명인 아이티 혁명을 소개하고, 클레망 티보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 교수는 대서양 공화주의 혁명 사이에 연계 가능성을 모색한다.
윤해동 한양대 교수는 3·1운동이 문화를 위한 투쟁이자 평화적 혁명이었음을 강조하고, 배항섭 성균관대 교수와 정헌목 한중연 교수는 각각 동학운동과 촛불집회 이후 한국 사회 변화상에 대해 발표한다.
이외에도 중국, 이란, 베트남에서 일어난 혁명을 분석한 연구 성과가 공개된다.
한편 한중연 한국학도서관은 27일부터 12월 중순까지 '식민지배에 맞선 저항과 창조'를 주제로 일제강점기 자료 약 50점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연다.
안병욱 한중연 원장은 "학술회의를 통해 각국사의 경계를 건너, 역사적 시간의 경계를 건너 다양한 혁명사에 대한 논의를 결합하고 확장함으로써 새로운 세계사를 구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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