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전수 조사…1m 내려앉은 곳도, 보수비만 수십억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9/06/26/AKR20190626082700052_01_i.jpg)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경남 김해 골든루트 산업단지 97개 업체(필지 기준) 중 침하 피해가 난 곳은 무려 79곳(81.4%)이며 17개 업체가 1억원 이상을 들여 보수공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시는 골든루트 산단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벌인 결과 97개 업체 가운데 18개 업체를 제외한 79개 업체에 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임대공장까지 합치면 이 산단 79개 필지에 들어선 업체는 모두 117곳에 이른다.
침하 정도를 보면 작게는 5㎝에서 60㎝까지, 심한 곳은 1m가량 내려앉았다.
침하량이 20cm 이상인 곳만 39곳에 이른다.
산단과 인접한 김해의생명센터도 50㎝나 침하했고, 지원시설 용지에 들어선 김해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도 10㎝가량 침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들은 자체 비용을 들여 보수에 나서 17곳은 1억원 이상을 들여 보수했고 일부 업체는 20억원 이상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순수하게 침하 보수에 들인 비용이며 영업손실 등을 합친 전체 피해액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산단은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이 2007년 7월 152만4천154㎡에 5천723억원을 들여 착공, 2014년 12월 완공했다.
산단에 입주한 업체들은 공장 앞마당은 물론 공장 내부까지 침하가 발생하자 보수공사를 해왔고, 그래도 침하가 계속되자 산단경영자협의회 등을 통해 대책을 호소하고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거론하고 있다.
그런데 산단공은 애초 업체들에 분양공고를 할 때 연약지반임을 공지하고 시멘트를 주입하거나 파일을 박는 등 개량공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반박, 부실 책임 소재와 원인 규명 주체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정화 김해시의회 부의장은 이날 시정질문에서 "연약지반개량 공법을 채택했는데도 입주업체의 40% 이상이 20cm 이상 침하한 것으로 봐 애초 산업단지로 부적합한 곳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산단공이 공단 이미지를 활용해 불량품을 판매한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 부의장은 준공인가를 내준 경남도에 대해서도 "연약지반임을 알고서도 준공인가 과정에 이와 관련한 조치를 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고 공동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는 김해시에 대해서도 "당장 기업들이 지반 침하로 아우성을 치고 있는데도 아직 자료 분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감리보고서 등은 이제야 산단공에 자료를 요구하고 있으니 늑장 행정이요, '방치' 그 자체"라고 꼬집었다.
b94051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