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심의에 '청년 엽서' 돌발 제출…노사 신경전

입력 2019-06-26 16:03   수정 2019-06-26 16:44

내년 최저임금 심의에 '청년 엽서' 돌발 제출…노사 신경전
근로자위원 "청년 목소리 담았다"…사용자위원 "소상공인도 어렵다"


(세종=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최저임금위원회가 26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해 개최한 전원회의에서 청년 대표 근로자위원이 청년의 목소리를 담은 엽서를 돌발적으로 제출해 노사 양측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전원회의장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제5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개회 직전 근로자위원들은 회의장에 들어오며 사용자위원과 공익위원들에게 빨간 장미꽃을 한 송이씩 돌렸다.
이어 근로자위원인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이 "지난 5일간 거리에서 청년의 목소리를 담은 엽서를 받았다"며 "오늘 회의 시작 전에 (위원장에게) 전달하면 어떨까 한다"고 제안했다.
김 사무처장은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의 자리로 가 최저임금에 관한 청년 352명의 엽서가 담긴 상자를 전달했고 박 위원장은 이를 받았다.
회의 시작을 앞두고 언론에 공개된 짧은 시간에 돌발적인 이벤트를 한 것이다. 청년들의 엽서는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을 반대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이를 지켜보던 사용자위원인 김영수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회의 진행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항의했다. 김 이사장의 강한 문제 제기로 회의장에는 잠시 불편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박 위원장은 "최저임금 문제가 청년의 여러 가지 어려운 현실을 상당히 반영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감하는 차원"이라며 양해를 구했으나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사용자위원인 정용주 경기도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청년이 가장 좋은 게 뭐냐면 시간이 많고 기회도 많다는 것"이라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시간과 기회가 굉장히 적다"고 호소했다.
정 이사장은 "그런 부분에서 똑같이 절실한 마음이라고 생각하고 저런 부분(청년의 어려움)을 충분히 감안하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가장 어려운 부분을 헤아려 달라"며 "우리는 편지 대신 실질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계속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의 발언으로 분위기가 어느 정도 가라앉자 박 위원장은 "말씀을 마음에 담겠다"고 화답하고 회의를 시작했다.
이번 전원회의에는 근로자위원 8명, 사용자위원 8명, 공익위원 9명 등 25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최저임금위는 이번 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 병기 여부와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를 계속 논의한다.
박 위원장은 이날 노사 양측으로부터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초 요구안도 제출받아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논의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방침이지만,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노사 양측이 제출할지는 미지수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의 동결을 요구하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의 공약을 실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위는 법정 기한인 27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의제별로 노사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예년처럼 법정 기한을 넘길 전망이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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