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통일연구원 실장 인터뷰 "당당하던 남조선 집권자 어디갔나"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정성조 기자 = 북한의 조국통일연구원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6.9∼16) 발언과 관련, 현재 남북 및 북미 대화 교착 국면의 책임을 북한에 돌리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조국통일연구원 실장은 이날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기자와 문답에서 문 대통령의 스웨덴 의회연설 중 '북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대화다', '대화의 길로 간다면 누구도 북의 체제와 안전을 위협하지 않을 것', '대북 제재가 해제되려면 북 비핵화에서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 한다'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남조선당국은 마치 우리 때문에 대화가 진척되지 못하는 듯이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며 "현실에 대한 초보적인 감각과 분석판단 능력을 상실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의 선제적 조치 등을 오판하고 적대정책을 강행하는데도 "남조선당국은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씌우기에 급급하면서 미국의 장단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온 세계 앞에서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을 이야기하던 남조선 집권자의 그 당당하던 모습은 도대체 어디에 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공식 매체가 아닌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그리고 문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남조선 당국자', '남조선 집권자' 등으로만 표현하며 비난 수위를 조절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기구인 조국통일연구원 실장의 이런 발언은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측에 '외세 배격'과 '민족공조'를 주문하며 지속 불만을 표출해온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비난을 모면해 보려는 궁색한 변명' 제목의 기사에서도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발언을 "아전인수격 생억지"라며 "진짜 책임을 느껴야 할 당사자는 다름 아닌 남조선 당국자"라고 주장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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