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승객과의 실랑이 끝에 112 신고를 한 60대 택시기사가 출동한 경찰관과 이야기하던 도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27일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55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길거리에서 택시기사 A(63)씨로부터 "여기로 좀 와 달라"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승객 B(39)씨와 함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상황 설명을 하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119 구급대에 의해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조사 결과 B씨는 전날 오후 11시 50분께 인천시 부평구 한 식당 앞에서 택시를 탄 뒤 목적지 문제로 A씨와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술에 취해 목적지를 잘못 이야기한 뒤 뒤늦게 엉뚱한 곳에 도착했다며 요금을 내지 못하겠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후 차에서 내려 걸어가던 B씨를 붙잡아 다시 택시에 태우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확인한 당시 블랙박스에는 "혈압이 올라 도저히 갈 수 없으니 내리라"는 A씨와 "미안하다. 다시 가 달라"는 B씨의 대화가 담겼다.
경찰은 승객이 욕설하거나 폭행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고 일단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 장면과 음성에서도 B씨의 욕설이나 폭행은 확인되지 않아 입건하지는 않았다"며 "목격자나 유족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동전을 던지며 욕설한 승객과 다툼 끝에 70대 택시기사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택시기사에게 동전을 던지고 욕설과 폭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승객은 최근 4년형을 구형받았다.
이 사건은 A씨가 B씨에게 동전을 던지며 욕설하는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된 뒤 동전 택시기사 사망 사건으로 불리며 누리꾼의 공분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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