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성평등 언어사전2' 시민제안 소개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맘스스테이션, 마미캅, 맘카페…육아 관련 단어에 '엄마'가 왜 자꾸 등장하나요?"
엄마 중심인 육아 관련 표현을 어린이 중심으로 바꾸자는 제안이 나왔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 성평등 언어사전 시즌2'를 발표했다. 사전에는 이달 4∼11일 재단 홈페이지 이벤트를 통해 시민이 제안한 성차별 언어 개선 방안이 담겼다.
재단은 701명이 제안한 1천825건 중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우선 공유해야 할 10건을 선정했다.
이 중 하나가 이른바 '맘 시리즈'다.
제안자들은 육아 관련 신조어에 엄마를 뜻하는 '맘'(Mom)을 붙이는 것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등·하원 버스 정류소인 '맘스스테이션'은 '어린이승하차장', '맘카페'는 '육아카페', 학교 주변 어린이 안전을 위한 '마미캅'은 '아이안전지킴이'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더불어 '수유실'은 '아기쉼터'나 '아기휴게실'로 바꿔 남성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자고 촉구했다.
분자는 윗수, 분모는 아랫수로 바꾸자는 제안도 있었다. 제안자는 "분수를 꼭 엄마와 아들에 빗대어 설명하는 게 의문이었다"며 이런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이밖에 김여사→운전 미숙자, 부녀자→여성, 경력단절여성→고용중단여성, 낙태→임신중단, 버진로드→웨딩로드, 스포츠맨십→스포츠정신, 효자상품→인기상품으로 바꾸자는 제안도 나왔다. 제안들은 특정성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대다수를 이뤘다.
성평등 언어사전 시즌 2 제안자 701명 중 여성은 76.6%, 남성은 23.4%였다. 연령대는 30대(41.7%)가 가장 많았고 40대(24.3%)와 20대(19.4%)가 뒤를 이었다.
응답자들이 성차별적이라고 지적한 단어는 '호칭'(23.8%)이 가장 많았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지난해부터 '성평등 언어사전' 캠페인을 진행하며 생활 속 성차별 언어와 행동에 대한 시민의 인식 수준과 변화 요구가 상당히 높아진 것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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