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美과 무역전쟁으로 日을 '친구'로 끌어들이길 원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27일 오후 중·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가운데 지난해 중국이 일본에 '새로운 안보 관계' 구축을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전직 일본 외교관이자 게이오대학 교수인 가모 도모키는 SCMP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중국을 방문하기 전에 중국 측이 '새로운 안보 관계'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며 "이는 분명히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관계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시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일본 측도 제안 내용에 대해 확신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중일 전쟁으로 인해 막대한 인명 피해를 본 중국은 일본과 안보 관계를 논의하는 것을 꺼려왔다. 더구나 중일 관계는 2012년 일본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에 대해 국유화를 선언한 이후 악화했다.
그런데도 중국이 새로운 안보 관계 구축을 제안한 것은 무역전쟁 발발 후 미국과 관계 악화로 궁지에 몰리면서 전 세계에서 더 많은 '친구'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SCMP는 해석했다.
일본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무역협상 압박을 받고 있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양국이 안보 분야에서 밀착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일본 도시샤 대학의 무라카미 마사토시 교수는 "양측이 더욱 건설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이는 전략적이라기보다는 전술적인 관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과 일본은 특히 경제 분야에서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이 같은 협력은 지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중국의 '전략적 야망'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특히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28∼29일 오사카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이날 오후 오사카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아사히신문은 두 정상의 합의 내용에 중일 관계를 '영원한 이웃 나라'로 규정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며, 이는 "지리적으로 떨어질 수 없는 이웃 국가끼리 관계를 악화하지 말고 협력을 심화하자는 뜻을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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