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비아 정부, 유사 피해 사례 신고 요청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서아프리카 감비아를 22년간 철권 통치했던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다고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인대회 우승자 출신인 파투 투파 잘로(23)는 4년 전 당시 대통령이었던 야흐야 자메(54)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잘로는 미인대회 우승 후 알게 된 독재자 자메가 각종 선물 공세를 펴면서 청혼했으나 이를 거절하자 자신을 대통령 관저로 납치해 몹쓸 짓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 충격에 며칠간 집에서 숨어 지내던 잘로는 인접국인 세네갈로 피신했고, 인권 단체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캐나다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
잘로는 자메가 법의 심판을 받기를 원한다고 BBC에 말했다.
휴먼라이츠워치 등 인권 단체는 잘로의 사례가 자메가 저지른 성폭력 가운데 일부라고 밝혔다.
이에 감비아 정부는 자국 여성들에게 자메의 또 다른 성범죄가 있다면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자메를 꺾고 집권한 아다마 바로우 대통령은 취임 직후 자메 통치 기간 자행된 인권 범죄를 조사하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자메가 망명 중인 적도 기니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예정이다.
아부바카르 탐바도 법무장관은 잘로의 용기에 감사해하면서 자메의 성범죄 의혹들에 대해 비열하고 야비하다고 비난했다.
BBC는 자메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자메가 이끌던 정당인 애국전선건설동맹(APRC)의 오스만 람보 자타 부대표는 "우리는 하나의 정당이자 감비아 국민으로서 전 대통령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들에 지쳤다"면서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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