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생 추정 오영수씨 "1978년 5월 마포 홀트아동복지회앞 발견"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노르웨이에 입양된 루네 호르네란(입양기관에서 지어준 한국명 오영수) 씨는 성인이 된 후 20년 동안 친부모를 찾았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2차례 한국을 방문해 1∼2주 동안 머물면서 입양기관과 경찰서 등을 찾아다니며 피붙이와 만나려고 노력했다. 특히 2005년에는 한달 동안 체류하며 부모찾기 TV 출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어떤 끈도 잡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를 통해 28일 그가 연합뉴스에 전한 편지속에는 부모를 만나려는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읽힌다.
"제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싶어요. 분명 가족과 부모가 있으니 태어난 것이고 혼자는 아닌 거잖아요. 그러니 (부모를) 당연히 알아야죠. 낳아준 엄마가 그리워요. 만나고 싶고요. 어디 계세요. 더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마십시오."
오슬로 대학병원 장기이식외과 의사가 된 그는 엄마에게 "저는 잘 살아왔고,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루네 씨가 20년간 주워 모은 입양 관련 정보로 친부모를 찾을 수 있을까.
"저는 이름과 나이를 말할 수 있는 4살(추정) 때인 1978년 5월 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홀트아동복지회 앞에서 발견됐어요. 왼쪽 팔에 주삿바늘 자국이 있다는 기록이 있고요. 당시 서부경찰서는 저를 근처에 있는 녹원 영아원에 보냈데요. 보름 뒤 홀트아동복지회로 넘겨져 7개월을 그곳에 머물다 그해 12월 노르웨이로 입양됐습니다."
이 자료의 퍼즐을 맞춰보면 당시 정황은 대충 그려진다. 아이를 낳은 뒤출생신고를 해 4살 때까지 기른 누군가가 더는 양육이 어려워 홀트아동복지회 앞에 그를 두고 간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아이가 길을 잃어 누군가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 앞에 놓고 갔을 수도 있다.
그는 지난해 방한해 '1974년 서울 출생 남자아이'의 신원조사를 경찰에 의뢰하기도 했다. 그 결과 가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만나기도 했지만 DNA가 일치하지 않아 한동안 허탈감에 빠져 살았다고 한다.
루네 씨는 "누군가 저를 기억하는 사람이 이 보도를 보고 잃어버린 그리고 찾지 못한 4년간의 한국에서 시간을 말해주고 확인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루네 씨 이메일 주소: drhorneland@gmail.com.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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