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20서 숨가쁜 외교전…마음은 민주당 토론에?

입력 2019-06-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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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G20서 숨가쁜 외교전…마음은 민주당 토론에?
28일 일본·인도·독일·러시아 정상 만나…2박 3일간 9개국 정상회담
정상회담 중에도 민주당 TV토론 언급…민주당 비판 트윗 올리기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과 줄줄이 회담하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연쇄 양자회담을 통해 무역과 방위비 문제 등에서 동맹국을 압박하면서도 동시에 같은 시간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TV토론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사카 도착 이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를 만난 데 이어 2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잇따라 만났다.
오후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는 등 2박 3일간 모두 9개국 정상과의 회담이 잡혔다.
이날 오전 일본, 인도, 독일 정상과의 연쇄 양자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굳건한 동맹과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했다.
그는 모디 총리와 "아주 좋은 친구"가 됐다며 미국과 인도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깝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까지 셋이서 기자들 앞에 서서는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셋이 주먹을 맞대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에 대해서는 "환상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친구로 둬서 너무 기쁘다"고 했다.
오사카에 도착하기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국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기선제압에 나섰지만 정작 이날 회담 전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선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의 군사 동맹이 일방적이라고 비난했고, 독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이용한다고 비난했다. 미국 제품에 대한 인도의 관세가 철회돼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가 내년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된 시점에 열린 데다 공교롭게도 미국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첫 TV토론이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정상외교도 다분히 내년 대선을 의식한 행보로 분석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이슈에서 동맹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2020년 대선을 바라보고 있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멀리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진행 중인 토론에 대한 언급을 잊지 않았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27일 밤 열린 이날 토론은 전날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로, 마침 G20 정상회의와 같은 시간에 생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아시다시피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전날 첫 토론회를 했는데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그다지 재밌지 않다"며 "그걸 보느니 총리 님과 시간을 보내는 걸 고대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반응하지 않았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도중에도 민주당을 비판하는 트윗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서 "모든 민주당원이 수백만 명 불법 이민자들에게 무제한 의료 서비스를 주는 데 손을 들었다. 미국 시민을 먼저 돌보는 게 어떠냐?"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진행자가 후보들에게 정부의 의료보험 서비스가 모든 불법 이민자들에게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하자 10명 모두가 손을 든 것을 가리킨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G20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온통 국내 정치, 대선에 쏠려 있었다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세계를 구하겠다며 G20으로 향했지만 정작 자신의 외교정책 어젠다를 진전시키는 것보다는 자국내 정치인들을 비판하는 데 더 관심이 있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CNN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이 G20 회의 도중에도 민주당 토론을 지켜본 것인가? 아니면 이날 하루 트위터를 다른 사람에게 맡겼나?"라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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