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베트남서 첫 '인권영향평가'…"현지 노동환경 실사"

입력 2019-06-30 08:01   수정 2019-06-30 11:22

삼성전자, 베트남서 첫 '인권영향평가'…"현지 노동환경 실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19' 공시…'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지침' 시행
유엔 인권전문가 지적이 '발단'…"마미룸·산부인과 의료진 배치"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노동인권 논란이 일었던 베트남사업장을 대상으로 '인권영향평가'(Human Rights Impact Assessment) 현장 실사를 처음 실시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19'에서 '임직원에 대한 투자' 항목을 통해 국제 인권기구의 지침에 따라 베트남 사업장에서 인권영향평가를 실시한 사실을 소개했다.
인권영향평가는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지침(UNGPs)'이 제시하는 '상세 주의 의무(Due Diligence)'를 이행하는 절차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베트남사업장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삼성전자가 인권영향평가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사는 ▲ 인권에 영향을 주는 리스크와 기회 요인 파악 ▲ 인권 침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개선안 도출 ▲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의 역량과 권한 강화 등 3가지를 기본 목표로 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이해관계자 및 임직원 인터뷰, 베트남사업장 현장방문, 문서 검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권 영향을 평가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보고서에서 "임직원이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베트남사업장에) 총 93개의 병상이 구축된 사내 의원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임산부를 위해 22개의 '마미룸(Mommy Room)'을 운영하고 사내에 산부인과 의료진을 배치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권영향평가는 베트남사업장에 대한 유엔 인권전문가의 지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는 지난 1월 '유엔 기업과 인권 포럼' 보고서에서 "지난 3월 유엔 인권전문가는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의 노동조건 및 노동환경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보도자료를 냈다"면서 "이에 삼성전자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5자기 원칙을 기준으로 인권영향평가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11월 열린 포럼에서 삼성전자 임원이 '삼성전자의 공급망 인권실사'를 주제로 발표한 내용을 이같이 정리한 것이다. '유엔 기업과 인권 포럼'은 UNGPs 이행을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앞서 국제환경보건단체 아이펜(IPEN)은 지난 2017년 11월 삼성전자 베트남 휴대전화 공장 노동자들을 인터뷰한 심층 보고서를 통해 임산부 노동자들이 유산을 빈번하게 겪고 있으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삼성전자가 아이펜 인터뷰에 참여한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유엔 인권전문가가 이에 대해 경고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고, 작년 포럼에서 언급된 것이다.
한편 이번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생산현장 사용규제물질을 14개 추가해 총 25개로 목록을 늘려 임직원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acui7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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