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남북미 회담' 가능성 전조 울린 오사카의 '2박3일'

입력 2019-06-29 15:51   수정 2019-06-29 15:57

판문점 '남북미 회담' 가능성 전조 울린 오사카의 '2박3일'
연쇄 정상회담 통해 대화 모멘텀↑…'김정은 의중' 수면 위로
방한 트럼프, 김정은에 'DMZ 초청장'…3자회동 가능성 급부상
北 "의미있는 계기될 것" 긍정적 반응…정부, 신속 조율할듯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27일부터 2박3일간에 걸쳐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오사카 순방외교를 계기로 한반도 정세 흐름에 의미있는 대화의 모멘텀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린 한중·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대화 의지를 확인한 것이 결정적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박 2일 방한 일정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무장지대(DMZ) 만남'을 깜짝 제안하고 북한이 이에 호응하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지난 2월 이후 교착국면을 이어온 북미 사이에 급속한 해빙무드가 조성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DMZ에서 김정은 만나 인사할 수 있을 것" / 연합뉴스 (Yonhapnews)
특히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미간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크게 봤을 때 북러·북중 정상회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 교환, 그리고 문 대통령의 오사카 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한중·한러정상회담 등 연쇄적 정상회담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정세의 중심축이 다시금 대화국면으로 진전되는 흐름이다.


문 대통령은 우선 오사카 도착 첫날인 27일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지난 20∼21일 개최된 북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해 들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고 싶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밝혔다는 것이 시 주석의 전언이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비핵화 대화가 교착에 빠진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다시 한번 대화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29일 새벽 열린 한러정상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이며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힌 사실이 공개됐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해 미국의 대북 제재해제라는 상응 조치를 촉구하면서 그 핵심이 대북 안전보장임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향후 재개될 북미 간 대화의 핵심 사안이 될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오사카 방문 기간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 외에도 G20 정상들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국제적 지지를 재확인했다.
오사카 2박 3일 방문 동안 대화의 모멘텀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1박 2일(29∼30일) 방한은 한반도 비핵화 대화의 운명을 가늠해 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한 기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과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이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방한 계획을 소개하고 "그곳에 있는 동안 북한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DMZ 회동을 '깜짝 제안'했다.
이에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성사된다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남북미 회동의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지난 26일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해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기대감을 높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통신사와 합동으로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이미 많은 진전을 이루었고, 꾸준히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북미협상의 재개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가게 될 것"이라며 "이제 그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런 대화 분위기가 현실적 그림으로 이어지는 것은 결국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선희 제1부상에 따르면 북한은 아직 미국 측으로부터 'DMZ 만남'에 대한 공식 제안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이번 만남을 위한 모종의 역할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리 정부 역시 트럼프의 방한기간 대북 채널을 신속하게 가동해 북미간 대화 재개와 남북미 3자회동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물밑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yu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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