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만에 다시 마주앉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긍정전망 공유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98분간 만나며 한반도 비핵화와 한미 동맹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상봉' 조율이 급물살을 타면서, 한미 정상은 "평화의 꽃이 활짝 피고 있다는 느낌"(문 대통령), "느낌이 좋다"(트럼프 대통령) 등의 말을 주고받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성과와 진전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공유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8번째이자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회담 이후 80일 만에 다시 마주 앉은 두 정상은 오전 11시 14분 '1+4 소인수 회담'으로 이날 정상회담 일정을 시작했다.
두 정상과 함께 한국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조윤제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다.
미국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파란색 넥타이,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색 넥타이를 매 두 정상의 '패션 코드'가 대비를 이뤘다.
시작 전 문 대통령은 미소를 머금은 부드러운 표정을 지은 데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회담이 시작하자 두 정상 모두 환한 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나눴고,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62분간 이어진 소인수 회담을 마친 뒤 양 정상은 12시 22분부터 업무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에 돌입해 36분간 다시 머리를 맞댔다.
총 98분간 회담을 마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기자회견을 위해 청와대 본관 중앙계단을 걸어내려오자 대기하고 있던 한미 양국 참모진은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치며 두 정상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정전선언이 있은 후 66년만에 판문점에서 미국과 북한이 만난다"고 공식 발표한 뒤 "트럼프 대통령님이야말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주인공, 한반도의 피스메이커"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의 걸음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옳은 방향으로 나가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공동기자회견에서 '판문점 상봉' 여부가 확정 발표되기 전 한미 양국 배석자들이 회담에 앞서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목격됐다.
특히 강경화 장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소인수회담과 확대회담 시작 전 의견을 여러차례 교환했다.
강 장관은 '북측에서 판문점 상봉 관련한 답변이 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세하게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진 지는 현장에 가서 봐야한다"며 "정상 사이에 긴밀히 상황공유를 하셨다"고 답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어제 친교만찬에 빠진 것은 북미 정상간 미팅을 위한 조율 때문이었나'라는 질문에 "미안하지만 코멘트할 수 없다"고 말을 아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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