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차 방한 '물병 투척' 없었다…광화문 '철통경비'

입력 2019-06-30 16:15   수정 2019-06-30 16:41

트럼프 2차 방한 '물병 투척' 없었다…광화문 '철통경비'
차량이동 수시간 전부터 동선 주변 경호구역 설정…출입통제 등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29∼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차 방한 기간에는 2017년 1차 방한 때처럼 강한 반대시위나 물병 투척 등 돌발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1차 방한 당시 경호상 문제가 발생한 전례를 거울삼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서울 도심에 경호구역을 설정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를 거친 성과로 경호당국은 평가했다.
30일 경호당국에 따르면 대통령경호처와 경찰 등 관계기관은 이번 방한 기간 트럼프 대통령 동선에 대한 경호구역 운용을 1차 방한 때보다 크게 강화했다.

1차 방한 당시에는 이동 1시간 전부터 동선 주변 50m 이내를 경호구역으로 설정하다 보니 반미성향 단체 회원 등이 미리 경호구역 안으로 들어와 대기하다 시위하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할 여지가 열려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호당국의 한 관계자는 "2017년 전례를 참고해 이번에는 주요 이동로에 경호구역을 설정하는 시간을 많이 당겨 미리 안전 확보에 나섰다"며 "경호보안상 이동 몇시간 전부터 경호구역을 설정했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명시돼 법적 근거를 둔 경호구역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운용됨에 따라 경호당국은 안전 확보를 위한 여유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일부 진보단체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트럼프 반대시위를 벌이던 1차 방한 때와 달리 이번에는 광장이 말 그대로 '깨끗하게' 정리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광화문 광장 곳곳에는 펜스가 대거 설치돼 일반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다.
광화문 광장은 트럼프 대통령 숙소였던 하얏트호텔과 청와대 간 최단거리 구간에 위치해 행렬이 반드시 지나칠 수밖에 없는 곳이다.
2017년 1차 방한 당시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6월 민주항쟁 30주년 기념행사가 서울시 허가를 거쳐 개최됐다. 이 행사에 일부 반미성향 단체 회원들이 1천명가량 참가했다가 트럼프 대통령 행렬이 광장 옆을 지나가자 구호를 외치는 등 시위했다.
이번에도 특정 진보단체가 2차 방한 첫날인 29일 광화문 광장에서 문화제 형식의 행사를 열겠다며 사전에 광장 사용을 신청했으나 서울시는 사용을 불허했다. 이 때문에 해당 단체는 집회장소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투입 경비병력이 1차 방한 당시와 별 차이가 없었음에도 특별한 돌발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중요한 외교행사에 경호 문제가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관계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철저히 준비했다"고 전했다.

juju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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