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엘튼 존과 성 소수자 인권문제로 양보없는 공방

입력 2019-06-3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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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엘튼 존과 성 소수자 인권문제로 양보없는 공방
"문화와 가치 잠식 안 돼" vs "한 입으로 두 말…위선"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국 팝가수 엘튼 존과 성소수자(LGBTQ) 문화와 인권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푸틴 대통령이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7일 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진보 성향 정부들이 '어리석은' 다문화주의와 성적 다양성을 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우리는 성 소수자들과 어떤 문제도 없다. 모두가 행복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일부 사항은 우리가 받아들이기에는 지나치다. 그들은 아이들이 대여섯개의 성 역할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런 것이 문화와 전통, 전통적 가족 가치를 잠식하게 둬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런 언급이 알려진 뒤 30여년 전 동성애자임을 밝힌 존이 반박하고 나섰다.
존은 다음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푸틴 대통령의 인터뷰에 "정말 화가 난다"며 그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존은 "당신은 성 소수자가 '행복'하길 바라면서 그들과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했는데, 이는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것"이라며 그의 발언이 "위선"으로 느껴졌다고 비판했다.
존은 또 자신의 삶을 담은 영화 '로켓맨'이 최근 러시아에서 개봉되며 엄격한 검열을 받은 점을 언급하면서 "(동성 배우자) 데이비드와 25년간 결혼 생활을 하고 두 아들을 키우며 느낀 진정한 행복"이 영화에서 모두 빠지게 됐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존은 "나는 우리가 원하는 그 누구라도 사랑할, 보편적인 인권을 존중해 주는 방향으로 정부가 발전해 온 세상에 살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앞서 로켓맨의 러시아 배급사는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동성 성행위 장면 삭제 등의 검열이 법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고, 이에 존을 비롯한 영화 제작진은 성명을 내고 검열 결정이 "현지 법에 영합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다시 반박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29일 주요 20개국(G20) 회의 참석차 방한 일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나는 엘튼 존을 깊이 존경하고, 그는 음악의 천재이며 우리 모두 그의 공연을 좋아하지만, 그는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검열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에서 미성년자에게 성 소수자 문화 노출을 제한하는 성 소수자 사회의 공격적인 포섭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려는 것이라며 "아이들이 성장해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하기 전까지 놔두자"고 밝혔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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