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판문점 회동] 전문가 "북미정상 진정성 확인절차…이견해소 미지수"

입력 2019-06-30 19:21   수정 2019-07-01 19:32

[남북미 판문점 회동] 전문가 "북미정상 진정성 확인절차…이견해소 미지수"
북미정상 판문점 회동 진단…"비핵화·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의미 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담판' 결렬 이후 약 4개월만인 30일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을 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양 정상이 신뢰를 회복하는 절차였다고 평가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이날 회동은 북미 정상의 친서 교환에서부터 시작됐던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제안에 북한이 호응하면서 '번개' 형식으로 회동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양 정상이 그만큼 만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회담이었지만, 군더더기 없이 서로 허심탄회한 논의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동안 양측이 서로 진정성을 의심하는 상황이 전개됐는데, 이번에 정상끼리 진정성을 확인하는 의미 있는 과정을 거쳤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두 지도자 사이에 '브로맨스' 같은 관계가 있어서 협상이 깨져도 '완전 결렬'은 막을 수 있는 신뢰가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개인적 신뢰구축 면에서 두 사람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고 말했다.
북미 실무대화를 재개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확인한 양측간 이견이 쉽게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속도보다 올바른 협상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한 점 등에서 미국의 '유연성' 또는 '양보 의사'를 읽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하노이 정상회담 때 미국이 요구한 '영변핵시설 폐기 플러스 알파' 등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직접 이견해소를 시도한 것 아닌가 싶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협상과 '올바른 협상'을 강조한 점 등으로 미뤄 트럼프가 선뜻 동의한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조성렬 위원은 "이번 트럼프-김정은 회동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의 의미가 가장 크다"며 "기본적으로 하노이 회담에서 드러났던 비핵화 등 관련 근본적 이견의 해소는 앞으로 실무협상에서 풀 과제"라고 말했다.
김현욱 교수도 "오늘 구체적으로 공개된 두 정상의 합의 내용은 대화 재개뿐"이라며 "미국이 대북 제재 등에서 입장이 누그러진 것으로 볼 수 없기에 앞으로 협상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교수는 "미국이 요즘 말하는 6·12 북미정상 싱가포르 공동성명 공약의 '동시·병행적 이행'과, 북한의 조기수확(초기단계 합의)론에 입각한 '단계적·동시적 행동'은 서로 같은 개념은 아닐 것"이라며 "실무회담에서 어떤 진전을 이루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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