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역사적 의미 긍정평가 하지만 목표는 북핵폐기"
美언론 부정평가 거론하며 "이번 회담, 쇼로 비치지 않길"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은 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번개 회동'을 놓고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하는 신중론을 보이면서도 이번 회동이 한계를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 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간 대화가 일단 재개된 것은 환영하지만, '완전한 비핵화'의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 있다는 점에서 마냥 긍정적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판문점 회동의 역사적인 의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 협상이 순항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북핵폐기라는 본질적이 목표를 이루기까지는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또 "문재인 대통령께서 진정한 중재자의 역할을 하려면 영변 핵시설을 고집하면서 살라미 전술을 펼치려는 북한의 태도를 바꾸도록 설득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하노이 회담 이후 끊긴 미북 대화가 다시 시작된 점은 고무적이지만 찬사와 호평의 성찬에만 휩쓸려 주어진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지 못하면 야당의 책무가 아니다"라며 "'통미봉남'의 고착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운전자로 시작해 중재자를 자처하더니 이제는 '객'(손님)으로 전락한 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그저 미북 정상 간 회담에만 기대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자세가 대한민국 국익의 '셀프 패싱'을 자초하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며 "문 대통령이 회담장 밖에서 대기해야 했던 현실이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4·27 판문점 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등 북한 관련 이벤트를 '남북평화쇼'라고 일방적으로 폄하해온 그동안의 대북 공세에서 보다 '신중 모드'로 돌아선 기류도 감지된다.
북미정상의 만남을 직접적으로 '쇼'라고 헐뜯기보다는 미국 언론의 회의적인 반응 등을 전하면서 우회적으로 꼬집는 모습도 잇달았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어제 북미 정상의 만남을 두고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상원의원이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영향력을 사진 촬영과 무자비한 독재자와의 러브레터 표현에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썼다"며 "이 메시지를 기억하면서 부디 이번 회담이 더이상 쇼로 비치지 않고 북핵폐기를 위한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은 '(북미정상 만남이) 단지 사진 촬영용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독재자를 애지중지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이것이 민주당과 회의적인 미국 언론들의 보도"라고 소개했다.
한국당 소속인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무장지대(DMZ) 회동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지만 북한 비핵화를 이루는 방법 등 산적한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고,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김영우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트럼프 덕분에 정상회담도 '번개팅'으로 만나는 시대가 됐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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