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회동 뒤엔 文대통령 '최측근' 윤건영…'그림자 조율'

입력 2019-07-0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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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회동 뒤엔 文대통령 '최측근' 윤건영…'그림자 조율'
靑 의전·경호팀 대신해 실무조율 맡아…"밤새 한숨도 못자고 판문점으로"
文대통령 신임 두텁고 대북접촉 경험 풍부…급박한 상황 고려해 투입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지난달 30일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및 북미 정상의 만남 과정에서 물밑 조율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실장은 전날 정상들이 만나기 전인 오전부터 판문점을 찾았고, 이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관심을 끌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1일 기자들을 만나 "윤 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회동을 제안하는) 트윗 메시지를 내고, 북측이 반응하는 과정에서 여러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29일 청와대 한미 정상 만찬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윤 실장이 역할을 했다. 다만 북측을 직접 접촉한 것은 아니며 여러 상황을 종합해 판단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30일 새벽까지 김 위원장이 비무장지대(DMZ)에 오는지를 확인했으나 결국 확인이 되지 않았으며, 밤새 잠을 전혀 자지 못한 채 30일 오전 8시께 실무팀과 함께 판문점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이 때 판문점에서는 북미 간 실무접촉이 진행 중이었으며, 판문점에 도착한 윤 실장은 북한 측과 미국 측을 접촉해 경호·의전·보도 등에 대한 조율 작업을 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어 (정상들의) 하차지점·동선 등을 두고 미국 측, 북한 측과 의견을 교환한 것"이라며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윤 실장이 접촉한 미측·북측 인사들에 대해서는, 이 관계자는 "세세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미국 측은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한국을 찾은 수행원 중 일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에 경호팀과 의전팀이 따로 있음에도 윤 실장이 투입된 이유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경호팀·의전팀은) 따로 움직일 시간이 없었다"고 답했다.
특히 윤 실장은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사로 꼽히는 데다, 앞서 두 차례나 대북특사로 북한을 찾는 등 대북 접촉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의전팀이 북측과 접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의전을 두고 (협의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도·의전·경호를 협의했음에도 현장에서는 경호원이 취재진을 가로막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한 이유가 뭔가'라는 질문에는 "제대로 협의가 되지 못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윤 실장 등의 실무협의는) 정상적으로 회의장에 앉아 회의하는 것이 아니었고, 그야말로 이쪽저쪽을 뛰어다니며 얘기를 한 것"이라며 "포토라인 설정부터 정상들이 몇 시에 만날지 등 어느 것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동까지 한 달이라도 남았다면 모르지만 이번엔 시간이 없었다. 정상 간 만남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이었다"며 윤 실장이 긴급 투입돼 열악한 여건에서 협의를 했다고 거듭 밝혔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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