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고카페인 규제 확대키로…"과잉 섭취 시 불안·흥분·불면증 등 유발"
이르면 내년 상반기 시행…매장 100개 이상 커피·제과 프랜차이즈에 적용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카페인 과다 섭취를 방지하기 위해 내년부터 커피전문점과 제과점 등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커피에도 '총 카페인함량'이 표시되는 등 고카페인 규제가 확대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런 내용을 담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내달 7일까지 의견서를 접수한다고 2일 밝혔다.
새 시행규칙은 휴게음식점이나 제과점 영업자가 조리해 판매하는 커피가 고카페인에 해당하는 경우, 소비자 주의사항을 표시하고 총 카페인함량과 고카페인 해당 여부도 표시하도록 했다.
이는 현재 식품회사가 만들어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 유통되는 커피(가공식품)에 적용되고 있는 고카페인 규제를 조리 커피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카페인이 1㎖당 0.15㎎ 이상 든 고카페인 커피에 대해서는 '어린이, 임산부, 카페인 민감자는 섭취에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등의 문구를 표시하고,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시선을 주는 주표시면에 '고카페인 함유'와 '총카페인 함량 OOO밀리그램'이라는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
카페인함량은 2개 이상의 시험·검사 기관에서 6개월마다 검사한 후 그 평균값으로 표시하면 된다. 식약처의 성인 기준 카페인 1일 섭취 권고량은 400㎎이다.
오정완 식약처 식품안전표시인증과장은 "카페인은 적당량을 섭취하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신경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피로를 경감시키며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과잉 섭취 시 개인에 따라 불안, 흥분, 불면증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심혈관계나 뼈 형성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과잉 섭취를 예방하기 위해 조리 커피에도 현행의 카페인 표시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 규칙은 점포 수가 100개 이상인 가맹사업자와 직영점이 100개 이상인 식품접객업자에게 적용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업장이 100개 이상인 회사는 커피전문점 27개(점포 수 1만1천453개소), 제과점 8개(6천334개소), 패스트푸드 6개(3천364개소), 피자 17개(5천42개소) 등으로 총 2만6천193개소 안팎이 고카페인 표시 규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커피전문점 등의 커피에 카페인함량 등이 실제로 표시될 시점은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커피전문점 15곳과 편의점 5곳의 테이크아웃 원두커피 36개 제품을 대상으로 카페인함량을 조사한 결과, 아메리카노 20개와 콜드브루 커피 13개의 1㎖당 카페인 평균 함량은 각각 0.44mg, 0.89mg으로 고카페인에 해당했다. 디카페인 제품 3개 중 1개에서도 카페인이 검출됐다.
아메리카노 한 잔당 카페인 평균 함량은 125mg(75∼202mg)였고, 콜드브루는 212mg(116∼404mg)으로 커피음료 1캔(88.4mg)과 에너지음료 1캔(58.1mg)보다 높았다. 하루에 1∼2잔만 마셔도 1일 최대섭취량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식약처는 카페인 과다 섭취를 막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학교 내 매점·자판기 등에서 커피를 포함한 고카페인 함유 식품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파는 자양강장제에도 카페인함량과 '15세 미만은 복용하지 않는다'는 경고 문구 표시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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