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오사카 시대' 열리는 듯했지만…길어지는 부진의 늪

입력 2019-07-02 12:10  

테니스 '오사카 시대' 열리는 듯했지만…길어지는 부진의 늪
메이저대회 2연패 하며 단숨에 랭킹 1위…호주오픈 이후 기량 저하 뚜렷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그만하면 안 될까요? 울 것 같아서요."
오사카 나오미(2위·일본)는 쏟아지는 질문을 뒤로 한 채 울먹이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오사카는 2일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3천800만파운드·약 557억3천만원) 여자단식 1회전에서 율리야 푸틴체바(39위·카자흐스탄)에게 0-2(6-7<4-7> 2-6)로 졌다.
얼마 전까지 세계 랭킹 1위에 올라있었던 '톱 랭커'인 그는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짐을 쌌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진출이 허용된 1968년 오픈 시대 이후 단식 랭킹 2위인 선수가 윔블던 첫 라운드에서 떨어진 것은 오사카가 4번째다.
지난해 열린 US오픈에서 오사카는 '테니스 여제'로 군림하던 세리나 윌리엄스(10위·미국)를 2-0으로 물리치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 선수로서 첫 메이저 트로피를 거머쥔 그는 세계 랭킹 10위권 이내에 진입하며 '신성'의 등장을 알렸다.
상승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올해 초 호주오픈에서도 오사카는 결승에서 페트라 크비토바(6위·체코)를 제압하고 또 한 번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 2연승을 이뤄낸 22살의 신성은 단숨에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윌리엄스 시대'가 끝난 여자테니스에 '오사카 시대'가 활짝 열리는 듯싶었다.



왕좌는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힘들었다.
호주오픈 이후 오사카는 출전하는 대회마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탈락했다.
지난 4월 포르셰그랑프리에서 준결승에 오른 것이 호주 오픈 이후 그의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달 열렸던 프랑스오픈에서도 오사카는 카테리나 시니아코바(38위·체코)에게 0-2로 패해 3회전에서 탈락했다. 당시 세계 랭킹 1위였던 오사카는 대회 톱 시드를 받아 출전했다.
이후 오사카는 프랑스오픈 우승을 차지한 애슐리 바티(1위·호주)에게 밀려 랭킹 2위로 떨어졌다.



오사카는 지난 2월 코치였던 자샤 바인과 결별했다.
2017년 시즌을 마친 후부터 오사카를 지도한 바인 코치는 당시 세계 랭킹 68위던 오사카를 메이저 우승으로 이끌었고, 2018년 WTA 투어 올해의 코치 상을 받았다.
코치와 결별한 이후 오사카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후 출전한 3개 대회에서 한 번도 8강 이상 오르지 못하고 탈락했다.
오사카는 "랭킹 1위가 된 후로 쏟아지는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스럽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번 윔블던 탈락 이후 인터뷰에서도 기자들은 오사카에게 잇따른 부진의 이유를 물었지만, 그는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코치와의 결별이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어린 나이 때문이 아니냐는 물음에는 "내 나이를 탓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오사카는 기자회견 도중 "울 것 같다"며 먼저 자리를 떠났다.
윔블던에서 상위 랭커들의 고전이 매우 드문 일은 아니다.
지난해 대회에서도 여자단식 세계 랭킹 톱 5 선수들 모두가 첫 주에 탈락했다.
하지만 다른 대회에서도 거듭된 오사카의 부진과 인터뷰에서 드러난 그의 심리적인 흔들림으로 미뤄봤을 때 이른 시일 내에 '오사카 시대'가 다시 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trau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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