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있는 리드뱅크(중국명 리웨탄, 필리핀명 렉토뱅크)에서 중국 어선들이 자유롭게 조업하는 것은 양국 정상 간 구두 합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2012년 강제로 점거한 리드뱅크 내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필리핀명 파나타그)에 대한 필리핀 어민의 접근권을 보장받으려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합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2일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이 리드뱅크에 접근하는 한 필리핀 어민이 스카보러 암초에 접근하는 것을 중국 어민이 막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3년 전 중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이같이 합의했다면서 "그것이 우리가 다시 (스카보러 암초에서) 조업할 수 있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EEZ에서 중국 어민의 조업을 막는 것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1일 언론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 간 합의가 없었다면, 우리 어민이 스카보러 암초에 접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양국 정상 간 합의는 구두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리드뱅크에서는 지난달 9일 중국 선박이 필리핀 어선을 들이받아 침몰시킨 뒤 물에 빠진 필리핀 선원들을 구조하지 않고 급히 떠나는 사건이 발생해 양국이 공동조사를 진행 중이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