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학교법인 휘문의숙 소유 건물의 임대 관리업체 전 대표가 사기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휘문의숙 소유 주상복합 건물 임대 관리업체 대표 신모(53) 씨를 사기 혐의로 이번 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강남구 소재 7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의 임대 보증금을 돌려줄 의사가 없는데도 세입자들과 130억원 규모의 임대 계약을 체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해 강남구 휘문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휘문의숙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중 신씨가 세입자들에게서 빼돌린 보증금을 개인 사업에 탕진한 사실을 포착했다.
이 같은 비리 정황이 적발되면서 신씨는 일단 임대 보증금을 유용한 혐의(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의 횡령 의혹이 불거지자 건물 세입자 57명은 작년 11월 신씨를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고, 검찰의 지휘에 따라 사건을 넘겨받은 수서경찰서가 수사를 이어왔다.
세입자들은 "우리는 해당 관리업체가 휘문의숙을 대신해 임대차 계약(임대인과 임차인 간 계약)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관리업체의 전대차(임차물을 제3자에게 임대하는 계약)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신씨가 세입자들을 속인 정황을 잡고 수사를 벌인 경찰은 신씨에게 사기 혐의를 새로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세입자들은 학교법인인 휘문의숙에도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가 보증금을 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휘문의숙이 준 것이나 다름없으므로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학교법인이 직접 반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입자들은 신씨와 함께 휘문의숙 민모 전 이사장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전대차 계약을 숨긴 채 계약을 맺었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경찰은 민 전 이사장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임대 관련 문제는 관리업체 측이 책임진다고 계약서상에 명시돼 있고 전대차를 하겠다는 내용도 언급돼 있어서다.
경찰 관계자는 "계약서상으로 휘문의숙의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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