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소설가 오가와 이토 "82년생 김지영 이야기, 일본과 비슷"

입력 2019-07-02 18:53  

日소설가 오가와 이토 "82년생 김지영 이야기, 일본과 비슷"
문화소통포럼 참석차 방한…"한국문화 경험이 작품에 반영될 것"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달팽이 식당'을 2008년 발표하면서 등단한 일본 여성 소설가 오가와 이토(小川絲, 46)는 요리를 통해 작은 행복을 선사하는 잔잔한 작품을 많이 썼다.
'달팽이 식당'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주인공은 낙향해 작은 식당을 열어 하루에 한 팀만 받는다. 정해진 메뉴는 없지만, 손님이 원하는 바를 조사해 상황에 맞는 요리를 낸다.
문화소통포럼(CCF)에 참가하기 위해 두 번째로 한국을 찾은 작가와 2일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만나 조남주가 쓴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아느냐고 묻자 "읽은 적이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소설에 나오는 에피소드들이 일본과 흡사하다고 느껴졌어요.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얼마나 살기 어려운지 그렸잖아요. 일본 여성도 공감하는 내용이 많아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
'82년생 김지영'이 일본에서 반향을 일으켰지만, 한국과 일본 사이 소설 교류는 사실 불균형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등 여러 작가가 쓴 작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오가와는 "감각과 감정 면에서 일본과 한국은 가까운 듯하다"며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을 돌아본 뒤에 경치를 빌린다는 개념인 차경(借景)이 한국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서양처럼 자연을 극복하려 하지 않고, 자연에서 비롯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교감하려는 점도 양국이 비슷하다"며 "이번에 체험한 한국문화가 차츰차츰 작품에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베를린과 도쿄를 오가며 생활하는 오가와는 실제로 음식을 즐겨 만든다고 했다. 그는 요리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피로도 씻어낸다고 담담히 말했다. 잘 만드는 음식을 꼽아 달라고 하자 쌀밥과 된장국, 야채 조림이라고 답했다.
오가와는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인 국을 먹으면 에너지가 난다"며 "우엉이나 연근 등을 활용해 단순하지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음식을 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슬프고 지쳤을 때 주문을 받아 음식을 해주는 식당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달팽이 식당' 집필로 이어졌다"며 "음식을 묘사할 때는 냄새, 소리는 물론 음식을 둘러싼 공기까지도 표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일과 시간에 쫓겨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면서 "일상 속에서 작은 기쁨을 발견해야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저는 일주일에 하루는 물건을 사지 않습니다. 어려울 것 같지만, 해 보면 못할 일도 아닙니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일들은 미루면 어떨까요. 행복을 위해 각자 정한 규칙을 실천할 필요가 있습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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