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들, 차기 EU 지도부 논의 재개…막판까지 진통 예고

입력 2019-07-02 19:19  

EU 정상들, 차기 EU 지도부 논의 재개…막판까지 진통 예고
이탈리아·중부유럽 4국, '집행위원장 티머만스' 반대 고수
정상회의 상임의장 게오르기에바 '낙점' 놓고도 일부 반발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 지도부와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2일 낮 브뤼셀에서 사흘째 임시정상회의를 열고 차기 EU 지도부 인선에 대한 논의를 재개했다.
하지만 일부 회원국 정상들은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최종 합의에 이르는 막판까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이날부터 임기가 시작된 유럽의회는 3일 본회의를 열고 유럽의회를 대표하는 의장을 선출할 예정이어서 원활한 출발을 위해 EU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선 차기 EU 지도부 인선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앞서 EU 회원국 정상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 낮까지 18시간여 동안 밤샘논의를 통해서 차기 EU 집행위원장 후보로 프란스 티머만스 집행위 부위원장을 추천하고,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WB) 최고경영자(CEO)를 선출하기로 의견접근을 봤다.

또 유럽의회 의장에는 만프레드 베버를,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는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 또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을 각각 낙점하기로 어느 정도 절충을 이뤘지만 일부의 반대로 최종 합의에는 실패했다.
티머만스는 유럽의회 제2당인 중도 좌파 성향의 사회당(S&D) 그룹 소속이고, 게오르기에바와 베버는 제1당인 중도 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 인사이며, 미셸과 베스타게르는 유럽의회 제3당인 중도 성향의 '리뉴 유럽' 소속이다.
정상들은 약 하루 동안 휴지기를 갖고 다시 브뤼셀에 모였지만 견해차는 별로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와 중부유럽의 비셰그라드(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4개국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면서 여전히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티머만스를 추천하는 데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물론 티머만스는 EU 정상회의에서 만장일치가 아닌 EU 전체 인구의 65%를 차지하는 21개국의 지지를 받으면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 자리를 거머쥘 수 있다.
따라서 28개국 가운데 5개국이 반대하더라도 집행위원장 후보가 될 수는 있지만 향후 직무수행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후보로 유력한 게오르기에바에 대해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면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이해해야 한다"며 "그러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정상들에게 타협을 촉구했다.
한편, 유럽의회는 이날까지 EU 정상들이 유럽의회 의장 인선에 최종 합의하지 못하면 3일 독자적으로 유럽의회 의장을 선출하겠다며 정상들을 압박하고 있다.
또 정상들이 이날도 이견을 좁히지 못할 경우 EU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과 EU정상회의 상임의장, EU 외교·안보고위대표 인선이 상당 정도 늦어질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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