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국세청 상대…대법원까지 장기 공방 벌이며 2020 대선 쟁점 가능성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강영두 기자 = 민주당이 주도하는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자료 제출 거부에 맞서 결국 소송을 제기했다.
로이터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세입위는 2일(현지시간) 재무부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국세청(IRS)과 찰스 레티그 IRS 청장을 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2013∼2018년 납세자료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냈다.
지난달 17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자료를 내놓으라는 세입위의 요구를 끝내 거부하자 법원으로 문제를 가져간 것이다.
므누신 장관은 납세기록 공개는 개인정보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세입위는 자료 제출 거부는 의회 권위에 대한 엄청난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세입위는 이날 소장에서 행정부가 의회의 이러한 요청을 거부한 것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면서 의회의 권한에 대한 심상치 않은 공격이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번 소송 제기가 나쁜 선례를 만들려는 대통령에 대한 정당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번 소송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험"이라고 규정하며 법적 대응을 다짐했다.
스티븐 그로브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에서 "세입위가 벌인 트럼프 대통령 납세자료 제출 운동보다 더 정치적인 허위 소송"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인 제이 세큘로우도 성명을 내고 "대통령 괴롭히기 소송에 맞서 법정에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공화당 역시 "민주당이 개인의 비밀 납세자료를 무기화하며 위험한 정치적 낚시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세입위 소속인 공화당의 케빈 브래디 의원은 이번 소송이 당파적이고 결함이 있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소송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소송이 대법원까지 올라가 장기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2020년 대선에서도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처드 닉슨 이후의 모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을 전후해 납세내역을 공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세청의 회계감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세금 회피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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