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파업에 울산 37개 학교 급식 중단…도시락으로 끼니(종합)

입력 2019-07-03 15:59   수정 2019-07-03 16:57

비정규직 파업에 울산 37개 학교 급식 중단…도시락으로 끼니(종합)
29개 학교 도시락 지참, 시험 후 귀가도…파업지지 찬성 학생 글 홍보 등 찬반 여론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총파업에 돌입한 3일 울산에서는 37개 학교 급식이 중단됐다.
이들 학교 학생들은 집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이나 학교가 제공하는 도시락, 빵·우유 등으로 점심 급식을 대신했다.
울산시교육청은 초등학교 21개, 중학교 10개, 고등학교 5개, 각종학교 1개 등 총 37개 학교에서 이날 급식 종사자들의 파업 참여로 급식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초등 21개, 중등 6개, 고등 2개 등 29개 학교는 학생들이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이들 학교는 사전에 각 가정에 도시락 지참을 당부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미처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학교가 구매한 도시락이나 빵·우유 등을 제공했다.
이날 취재진이 방문한 상안초에서 학생들은 교실 책상에서 도시락을 먹는 경험을 낯설어하면서도 신기하고 재미있어했다. 아이들은 반찬을 나눠 먹기도 하면서 즐겁게 식사를 마쳤다.
나머지 남외중과 문현고 등 7개 학교는 이날 시험을 치르고 학생들을 귀가시키는 방법으로 급식 중단에 따른 불편을 막았다. 두남중고는 학교가 간편식을 제공했다.
이날 급식 외에도 돌봄전담사,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특수교육실무사, 운동부 지도자, 치료사 등 다른 직종도 파업에 참여해 이날 학교 운영 전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시교육청은 급식 종사자 238명을 포함해 총 557명이 이날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시교육청은 돌봄전담사 등 공백을 교사와 교직원을 동원해 채우는 등 가용 인력을 동원해 파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파업 대응 대책만을 구성해 파업 단계별 조치사항, 주요 직종별 세무 대응방안 등 대책을 마련하고 각급 학교에 전파한 상태다.

울산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파업 참여 규모를 시교육청과 달리 발표했다.
연대회의에 따르면 3∼5일 사흘간 파업 참여 인원은 하루 평균 1천명가량에 달한다. 3일 역시 학교 비정규직 노조원 700여명, 공공운수노조 공무직본부와 여성노조 조합원 약 300명 등 총 1천여명이 파업에 동참했다.
파업 참가자들은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여하고, 4일과 5일에는 시교육청과 울산시청 앞 등지에서 집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정부에 기본급 6.24% 인상, 근속급과 복리후생비 등에서 정규직과 차별 해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 수준으로 임금 인상과 초중등교육법상 교직원에 포함해달라는 것도 이들의 주요 요구사항이다.
이들의 파업에 대한 여론은 엇갈린다.
학교비정규직노조 울산지부는 지난 2일 전교조 교사와 학생들의 파업지지와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면서, 학생들이 쓴 응원 글을 공개했다.
이 글에 따르면 울산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은 '70도쯤 되는 급식실에서 온몸이 녹아버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열심히 밥을 만드실 때, 조금이라도 응원해드리고 싶어요. 3일 동안 파업하시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실 수 있길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반면에 정부가 이런 파업에 굴복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교육계에 종사하는 한 시민은 "대부분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들이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 같다"면서 "정부가 입장을 명확히 해 사회적 혼란과 어린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hk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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