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 본회의 일정 줄다리기…"추경처리" vs "국정조사"

입력 2019-07-03 11:48  

여야, 국회 본회의 일정 줄다리기…"추경처리" vs "국정조사"
민주, 조건없는 일정 합의 촉구…한국·바른미래, 北어선 입항 국조 요구
민주, 정개특위 위원장 선택 가닥…야 3당과 갈등 봉합 수순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6월 임시국회가 정상화 궤도에 올랐으나 남은 국회 일정 조정을 놓고 여야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 어선 입항 사건의 국회 국정조사 개최 등 쟁점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지속되며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 합의 이후 본회의 일정 조정에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과 법안 처리를 위해 조건 없는 일정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나, 제 1·2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국정조사 개최를 완전한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내걸어 팽팽히 맞섰다.


민주당은 3일 국회의 완전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한국당에 돌렸다. 한국당의 비협조로 추경안과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을 못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시급한 민생과 추가경정예산을 처리하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저와 민주당은 솔직히 한국당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그 주장을 앞세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추경은 이미 볼모로 잡힐 만큼 다 잡힌 지 오래다. 추경은 더이상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고 한국당을 겨냥했다.
다만 민주당은 한국당이 오는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를 선출하기로 하는 등 예결위 정상 가동이 임박함에 따라 추경안 심사에 속도를 내기 위한 채비를 갖추는 데 주력했다.
당장 당정청 고위 인사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만나 신속한 추경안 통과 및 집행에 머리를 맞댔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고위당정청협의회 직후 브리핑에서 "추경이 통과되는 즉시 2개월 내 70% 이상 추경예산이 신속 집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등 상임위에서 북한 어선 입항 문제를 다루면 충분해 국정조사까지는 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가운데 정개특위 위원장 자리를 맡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과의 갈등은 누그러드는 분위기다.
야 3당은 그동안 '민주당이 정개특위를 선택해 선거제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압박해왔다.
당 관계자는 "지도부가 정개특위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의원들도 대체로 다 공감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추경과 법안, 인사청문회 등 산적한 현안을 고려할 때 여소야대 지형에서 야 3당의 협조가 절실한 점이 반영된 조치로 보인다.
민주당은 4일 의원총회를 열어 특위 선택 문제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국당은 북한 어선 삼척항 입항 사건의 국정조사 방침을 고수하며 바른미래당에 이어 민주평화당의 공조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진상 조사위원의 자격 개정을 하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도 국회만 열리면 조속히 처리되도록 하겠다"며 "또 국회 당연직 특위인 윤리위가 재구성되지 못하고 있는데 하루빨리 구성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평화당이 5·18 관련법 통과, 국회 윤리특위 재구성 등에 대한 약속이 있으며 국정조사에 공조하겠다는 조건부 입장을 내비친 것에 한국당이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한국당은 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근 의원직을 상실한 이완영 전 의원 자리를 채우는 것에 민주당이 반대해 완전한 국회 정상화가 요원하다고 책임을 여당에 넘겼다.
나 원내대표는 "이완영 전 의원의 후속 자리 보임에 대해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태도로는 국회가 정상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의 자리가 채워지지 않으면 법사위에서 한국당은 1명 줄어든 6명이 된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8일) 등 각종 안건 처리에 불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바른미래당은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민주당이 수용해야 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국회 국방위원회 차원에서 대응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이번 사안은 군뿐만 아니라 청와대, 국가정보원, 통일부 등도 관여해 운영위, 정보위, 외교통일위에까지 걸쳐 있다"며 "민주당의 국정조사 거부는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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