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코미디 연기 도전…"액션 연기 하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제 더러운 모습의 역할은 그만해야 하는데….(웃음) "
배우 최귀화(41)가 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기방도령'으로 본격 코미디 연기에 도전했다.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최귀화는 "이 정도로 웃음을 줘야 하는 역할은 처음이라 부담이 됐다"고 털어놨다.
'기방도령'은 조선시대 폐업 위기의 기방 연풍각을 살리기 위해 조선 최초의 남자 기생이 되는 허색의 이야기를 그리는 코믹 사극이다.
최귀화는 신선이 되려는 찰나 산속을 산책하던 허색과 만나 그와 형제처럼 지내는 육갑 역을 맡았다. '육십 간지에 통달한 갑 중의 갑'이라는 그의 이름 뜻부터 코믹한 캐릭터를 짐작게 한다.
육갑은 첫 등장부터 강렬하다. 나체인 상태로 허색과 마주치고 그를 깜짝 놀라게 한다. 머리는 산발에 언제 씻었는지 모르는 더러움을 자랑한다.
최귀화가 '부산행'(2016)에서 맡았던 노숙자를 연상시킨다. 이런 외모와 달리 육갑은 자신이 "고려 왕족의 후손이며 방년 25세"라고 주장한다.
"대본에는 육갑의 이야기가 없고 마냥 웃기기만 하는 캐릭터였어요. 그래서 육갑에 사연을 주기로 했죠. 고려가 망하고 왕족들이 숨어 살 수밖에 없어서, 산속에서 긴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허색을 만나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되는 캐릭터가 탄생했죠. 이 설정 덕분에 허색과 육갑 사이의 팽팽함도 생긴 것 같아요."
최귀화는 "첫 장면은 노출이 부담됐다"며 "감독님은 양보 못 한다고 했고, 아내는 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대역을 썼다"고 웃었다.
최귀화는 허색을 연기한 이준호가 주인공으로서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 만큼 "초반에는 걱정했다"고 돌아봤다.
"영화가 시나리오도 중요하지만, 주인공 배우가 현장을 어떻게 이끄는지가 중요하거든요. 그러나 기우였어요. 제가 갑자기 시나리오에 없는 사투리를 써도 당황하지 않더라고요. 보통 배우는 아니구나 싶었죠."
영화는 허색이 연풍각을 살리는 과정을 그릴 때는 코믹한 톤을 유지하다가 중반부를 넘어서며 갑자기 심각해진다. 여기에 다소 식상한 사랑 이야기까지 더해지면서 코믹함은 힘을 잃는다. 최귀화도 아쉬움을 표현했다.
"저도 현장에서 (코미디로 가자고) 의견 많이 냈는데, 감독님이 자기 생각이 명확해서 중간에 바꾸는 것을 선호하지 않더라고요. 콘티가 있으니까 저도 제 주장만 내세울 수는 없었죠."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한 최귀화는 tvN 드라마 '미생'(2014)을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영화 '부산행(2016), '더 킹'(2017), '택시운전사'(2017), '범죄도시'(2017), '마약왕'(2018),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2019),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2017),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2017), '슈츠'(2018) 등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현재 OCN 드라마 '달리는 조사관' 출연을 앞두고 있다.
최귀화는 "본격적인 액션을 안 해봐서 몸 쓰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운 좋게 잘 된 작품들이 많다 보니, 작품을 선택하고 연기하는 데 있어서 부담을 많이 느껴요. 외롭기도 하고요. 이런 것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제가 나름의 힘이 있는 배우가 된다면 독립영화에 많이 출연하고 싶어요. 그렇게 해서 서로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출연료는 안 주셔도 됩니다.(웃음)"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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