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 온 형제가 숲을 마을로"…토박이 생애 등 구술조사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임진왜란 때 피란 온 형제가 숲을 개간하면서 형성된 부산 기장군 임기마을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부산시는 기장군 철마면 임기마을 토박이의 생애와 마을 형성 및 변천 등을 정리하기 위한 구술조사 사업을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구술조사 사업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남북분단과 한국전쟁, 민주화 대장정과 압축적 경제성장 등 격동의 세기를 살아왔지만, 문자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보통사람들의 기억과 경험을 사료화하는 작업이다.
부산 기장군 철마면에 있는 임기마을은 본래 숲으로 우거진 곳이다.
임진왜란 당시 김해 김씨(金海 金氏) 형제가 전란을 피해 들어와 숲을 농경지로 개간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개간한 농경지를 마을 사람들은 '숲 터'라고 불렀다.
이를 한자로 '수풀 임(林)', '터 기(基)'자를 써 '임기'라고 하면서 마을 명칭이 됐다.
임기마을 전통은 해방 이후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환경개선사업, 소득증대사업 등 농촌 새마을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부산시는 이번 구술조사에서 이 같은 임기마을 연혁을 기반으로 마을공동체 일상과 마을 변천사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세부 조사내용은 ▲ 임기마을 토박이의 '구술 생애사'(Oral life history) ▲ 마을의 형성과 변천, 명승고적, 민속, 유적, 전설 등 조사 ▲ 해방 후 펼쳐진 농촌운동 ▲ 국가와 마을공동체 간 상호관계 ▲ 임기마을 변천상 등이다.
조사는 11월까지 5개월에 걸쳐서 한다.
시는 조사·수집된 임기마을 구술자료를 '부산근현대구술자료집'으로도 출간할 예정이다.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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