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불면 주변 모래 흩날려…상인·관광객 불만에 올해부터 없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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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한편으로는 시원하고 한편으로는 섭섭하고."
경북 포항 도심권에 위치해 시민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영일대해수욕장에 올해는 모래썰매장이 사라졌다.
모래썰매장은 포항시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여름철 영일대해수욕장 개장 기간에 모래언덕 형태로 만들었다.
영일대해수욕장 남쪽에 자리 잡은 모래언덕은 약 10m 높이로 위에 올라가 아래로 신나게 썰매를 탈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인근 포트 스테판이나 두바이처럼 사막이나 사구가 있는 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모래썰매를 탈 수 있어 피서객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매년 여름이면 볼 수 있던 이 모래언덕이 올해는 보이지 않는다. 포항시가 올해는 모래언덕을 만들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모래언덕은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바람이 불면 주변 상가까지 모래가 날아가 피해를 줬다.
영일대해수욕장은 포항 도심과 가까워 부산 해운대나 광안리 해수욕장과 마찬가지로 식당과 숙박시설 등 많은 상가가 들어서 있다.
여름에는 문을 활짝 열어 탁 트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하거나 야외 테라스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음식점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런 곳에 모래가 날아오다가 보니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거나 몸에 모래가 달라붙는다며 하소연하는 손님이 많았다.
더군다나 해수욕장을 따라 놓인 도로 주변에 세워놓은 차에도 모래가 날아와 불편을 호소하는 일도 자주 발생했다.
일부 시민이나 관광객이 밤에 모래언덕에 올라가 술을 마시고, 심지어 술병을 깨 놓고는 그냥 가버리는 경우도 자주 일어났다.
시는 이런 부작용에다 인근 상인들의 불만에 따라 영일대해수욕장 모래언덕을 없애기로 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3년간 모래썰매장을 만들었는데 주변 상인과 관광객이 불편하다는 말이 많이 나와서 올해는 모래언덕을 쌓지 않았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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