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국방장관 보고받으며 공개…쇼이구 국방 "원자로 완전히 분리"
"발화 지점은 배터리 시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화재로 14명이 숨진 러시아 잠수정이 핵 추진 선박이라는 사실이 사고 사흘 만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4일(모스크바 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원자력 발전기 상태'에 관한 질문을 받고 "선체의 원자로 부분을 완전히 분리해 접근을 차단했다"고 답변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쇼이구 장관은 "승조원들이 원자로를 보호하려고 모든 필요한 조처를 이행했다"면서 "완전히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와 노르웨이 북쪽에 있는 바렌츠해(海)에서 1일 '연구 잠수정'이 해저와 주변 지형을 조사하던 중 불이 나 승조원 14명이 숨졌다고 2일 발표했다.
일부 러시아 언론은 불이 난 잠수정이 '극비' 핵 추진 소형 잠수함 'AS-12'라고 보도했다.
서방 언론은 AS-12가 '로샤리크'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해저에서 통신 케이블 도청이나 절단 같은 첩보 작전을 수행한다는 의심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당국은 생존자가 있다는 사실만 공개했을 뿐 잠수함 제원과 사고 경위, 구조 인원에 관한 정보를 철저히 감췄다.
노르웨이 원자력 안전기구는 러시아로부터 핵 추진 잠수함에서 '가스 폭발'이 있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에 2일 밝혔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노르웨이 쪽에 그러한 통보를 하지 않았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이날 사고가 난 지 사흘 만에 푸틴 대통령과 쇼이구 장관의 대화로 사고 잠수함이 핵 추진형이라는 사실이 처음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화재의 원인은 잠수함의 배터리 장비에서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쇼이구 장관은 "화재의 주원인이 규명됐다"면서 "배터리 구획에서 불이 났고 주변으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잠수함 설계자와 조선 업계 등이 수리 규모를 분석했다"면서 "수리가 가능하다는 게 초기 분석 결과"라고 보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승조원들의 서훈을 추진하라고 쇼이구 장관에게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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