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 친이란 시아파민병대 통제력 강화시도

입력 2019-07-04 22:39  

이라크 정부, 친이란 시아파민병대 통제력 강화시도
이라크, 미·이란서 압박…"방미 앞둔 총리의 도박"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정부가 친이란 시아파민병대(하시드 알사비)를 정부의 통제 아래 두려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는 1일(현지시간) 이라크 안팎에서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시아파민병대의 지휘통제실을 폐쇄하고 이에 따르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무장조직은 불법으로 간주하겠다는 총리령을 내렸다.
그러면서 시아파민병대를 포함한 모든 무장조직은 정규군과 이 정부가 통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시아파민병대는 비무장 정파로 성격을 바꾸거나 정부군 편제에 흡수돼야 한다.
이에 대해 시아파민병대 측은 군사조직의 통합이라는 취지에는 찬성하면서도 이 총리령이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시아파민병대 가운데 최대 조직인 헤즈볼라여단(카타에브 헤즈볼라)은 4일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을 범죄화할 수 있고 직간접으로 안보에 기여하는 우리의 역할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가장 먼저 책임지고 해야 할 일은 이라크의 안보를 위협하는 미군의 점령, 그들의 민간 사업자를 제거하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시아파민병대는 또 시리아 정부를 돕기 위한 파병 작전에도 이라크 정부가 간섭하려는 것이라면서 총리령에 부정적이다.
시아파민병대는 정부군과 별도로 시아파의 유력 지도자들이 성지 수호, 신도 보호를 명분으로 조직한 독립된 무장조직이었다. 주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아 유지됐고 2003년 미군의 이라크 침공 뒤 강경한 무장 반미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2014년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에서 세력을 급속히 확장하자 시아파 최고 종교 지도자인 알리 알시스타니의 명령으로 7개 주요 무장조직이 규합해 IS 소탕작전에 참전했다.
당시 부패와 훈련 부족으로 지리멸렬했던 이라크 정부군을 대신해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휘에 따라 IS와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다. 병력은 15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시아파민병대 사령관 출신이 지도자로 나선 정파가 두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하면서 정치적 세력도 넓히고 있다. 그만큼 이들의 후원자인 이란의 이라크에 대한 영향력도 커졌다.
2016년 이라크 정부가 시아파민병대를 정규군과 같은 법적 지위를 인정하고 형식상으로는 이라크 총리가 통수권자가 됐으나 실제로는 시아파 종교 지도자와 이란이 지휘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총리령으로 이라크 정부는 시아파민병대를 완전히 자신의 통제 아래 둠으로써 이들이 미군과 미국 시설을 겨냥한 독자적이고 돌발적인 무력 행위를 막으려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하면서 미국은 시아파민병대와 같은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조직이 미군 또는 미국과 관련된 인원,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이라크는 미군과 친이란 무장조직의 전장이 될 수 있고, 이는 미국과 이란간 군사 충돌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양국 사이에서 실리적 '중립 외교'를 유지해 균형자가 되려는 이라크 정부로서는 이란과 밀접한 시아파민병대의 독자적 무력 행위가 가장 큰 불안 요소다.
시아파민병대는 미군 철수를, 미군은 시아파민병대의 영향력 축소를 통한 이란의 개입 차단을 이라크 정부에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AP통신은 압둘-마흐디 총리가 수 주 뒤 예정된 방미를 앞두고 미국의 경제·군사 지원을 염두에 두고 이번 총리령을 내렸다고 해석했다. 시아파민병대를 직접 통제한다는 것은 이란의 영향력을 제한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아파민병대와 이란의 반발을 극복하지 못해 이번 총리령이 흐지부지된다면 그가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에 낀 이라크 총리의 '정치적 도박'이라고 이 매체는 평가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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