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기존 입장 고수…미, 내달 2일 INF 탈퇴 가능성 더 커져
나토 "INF 해결 가능성 계속 낮아지지만 러, 설득 포기 안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는 5일 브뤼셀에서 만나 폐기가 우려되는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 대해 담판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지난 30여년간 유럽에서 핵전쟁에 대한 공포를 없애는 데 기여해온 INF 조약은 폐기될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나토·러시아위원회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어떤 협상의 돌파구 신호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2월 미국은 러시아가 지상 발사형 순항 미사일인 9M 729(나토명 SSC-8)를 개발·배치함으로써 INF 조약을 위반했다며 러시아가 INF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INF 조약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미국의 이 같은 선언은 내달 2일 발효한다.
지난 1987년 미국과, 러시아의 전신인 구 소련이 체결한 INF 조약은 사거리 500~5천500km에 이르는 모든 핵미사일의 개발 및 배치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동안 9M729 미사일의 사거리가 500km에 미치지 않아 INF 조약 대상이 아니라며 미국의 주장을 반박해왔다.
또 미국이 끝내 INF에서 탈퇴하면 러시아도 탈퇴하겠다고 맞불을 놓아 INF 조약은 폐기 위기를 맞고 있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회견에서 나토와 러시아가 절충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INF 조약 해결 가능성은 날마다 떨어지고 있지만 나토는 러시아가 9M729 미사일을 포기해 INF 조약을 준수하도록 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2일 미국의 INF 조약 탈퇴가 현실화되기 전에 나토와 러시아가 다시 접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합의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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