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감독의 어필로 비디오 판독 한 것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BO리그 김풍기 심판위원장은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날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나온 '심판 재량에 의한 비디오 판독'과 관련해 "문제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잘 된 비디오 판독이었는데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며 관련 질문에 상세하게 답변했다.
한화이글스는 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wiz와 홈 경기 7-8로 뒤진 9회 말 1사 만루에서 김태균이 유격수 땅볼을 쳐 경기를 내주는 듯했다.
kt 수비진은 6-4-3 병살타로 처리했고, 승리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논란은 이때 발생했다. 이미 두 차례 비디오 판독 기회를 모두 소진한 한화 한용덕 감독이 그라운드에 나와 어필했다.
심판진은 한 감독을 벤치로 들여보낸 뒤 비디오 판독을 시행해 김태균의 발이 kt 2루수 박경수의 1루 송구보다 빨랐다고 정정했다.
일각에선 한용덕 감독의 요청이 심판 재량권에 영향을 미쳤고, 규정 취지에 어긋난 행동이라는 지적이 많다.
결과적으로, 경기는 8-8 동점이 됐다. 한화는 연장 승부 끝에 9-8 역전승을 거뒀다.
다음은 김풍기 위원장과 일문일답.
-- 판독 기회를 소진한 감독이 그라운드에 들어왔다는 점이 논란이다. 심판의 판단과 재량권을 침해했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 상황을 자세하게 살펴봐야 한다. 규정상 비디오 판독 요청은 심판 팀장에게 해야 한다. 경기 심판들에게 물어보니 한용덕 감독은 심판 팀장이 아닌 1루심에게 다가갔다고 한다. 더군다나 한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한 게 아니라 통상적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는 어필을 했다. 특히 심판진은 이미 자체 비디오 판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의논하고 있었다. 한용덕 감독의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 여부를 결정한 게 아니다.
-- 축구에서는 심판이 공정하게 비디오 판독 시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선수나 감독의 비디오 판독과 관련한 어필을 막고 있다. 손가락으로 사각형을 만들기만 해도 징계를 받는다. 야구에서도 이런 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번 일이 떼쓰면 보너스 비디오 판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전례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 축구와 야구는 다르다. 야구는 야구만의 종목 특성이 있다. 감독들은 경기 상황과 관련해 충분히 의견을 낼 수 있다. 한용덕 감독도 통상적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는 행동을 한 것이다. kt 이강철 감독도 그라운드에 나왔는데, 정리를 잘 했다.
-- 당시 심판 재량에 의한 비디오 판독으로 kt가 피해를 봤다는 목소리도 있다. 승리 세리머니까지 펼쳐 투수 이대은의 어깨가 식었고, 멘털이 흔들렸다는 지적이다.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신속한 비디오 판독 시행 결정이 필요해 보이는데.
▲ KBO리그 심판위원회는 판정의 최우선 가치를 정확성에 두고 있다. 신속성보다 더 위에 있다. 심판 재량에 의한 비디오 판독은 중요한 순간에 나온다.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는 것보다 정확하게 판단 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일반 비디오 판독에서 경기가 종료되는 아웃 카운트의 경우, 비디오 판독을 신청할 수 있는 시간(10초)이 규정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심판 재량에 의한 비디오 판독과 관련해선 세부 내용이 없다. 향후 규정을 수정해 심판 재량에 의한 비디오 판독도 시간제한을 둘 생각이 없나.
▲ 감독의 비디오 판정 신청에 시간제한을 두는 것과 심판진의 비디오 판독 여부 결정 과정에 시간제한을 두는 것은 다르다. 심판의 결정에 제한을 둘 경우 정확성에 지장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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