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 돈방석에 오른 괴짜 백만장자 존 맥아피(73)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AFP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살인 사건에 연루되는 등 기행으로 화제를 모았던 맥아피는 쿠바 아바나 항구에 있는 자신의 요트에서 AFP와 인터뷰 형식을 빌려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반바지 차림에 7명의 수행원을 동반한 그는 진지했지만 "나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탓에 정부에 의해 범죄자로 수배되었다"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말도 했다.
쿠바 아바나의 '마리나 헤밍웨이'에 정박한 그의 요트의 명칭은 "위대한 신비"라고 한다.
선글라스에 수염까지 기른 그는 자유 무역을 옹호하고 연방 정부의 과감한 축소를 주장하는 미국 자유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이 당장의 목표라고 밝혔다.
맥아피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자유당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당시 게리 존슨에게 패했다.
이런 과거를 의식한 듯 담배를 입에 문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평범한 선거운동'(an ordinary campaign)은 하지 않겠다"며 결의를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햇볕에 탄 짙은 황갈색 피부에 너무나도 느긋해 태도로 일반적인 대통령 후보라는 인상을 거의 주지 못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를 의식하듯 그는 "내가 실제 당선될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나에게는 많은 지지자가 있다. 이런 것들이 분명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강조했다.
1980년대 악성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를 퇴치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한때 개인 자산이 1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많은 돈을 모았던 맥아피는 현재 자칭 암호화 전문가로 새 삶을 살고 있다.
트위터 팔로워에 백만명에 육박한다.
그러나 한때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에 맞먹는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었던 그는 갖가지 사건에 연루되면서 기인으로 전락했다.
2012년에는 중앙아메리카의 작은 나라인 벨리즈에서 이웃의 살해사건에 용의자로 지목된 바 있다.
유족의 고소로 진행된 재판에서 그는 지난해 2천500만 달러(292억원) 이상을 배상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2015년에는 미국에서 음주운전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지금은 소득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쿠바에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를 독재국가로 규정, 송금과 여행을 제한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요트를 쿠바까지 항해했다는 단순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는 미국의 규정을 위반했다고 AFP는 꼬집었다.
그는 "쿠바는 미국의 친구가 아니고 미국 시민을 인도한 적이 없다"며 2020년 11월 미국 선거 때까지는 쿠바에서 삶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나라는 범죄인 인도 등 문제에서는 협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11월 쿠바 당국은 인터폴이 여자친구 살해 혐의로 수배 중이던 미국인을 본국에 송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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