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7일(현지시간) 실시된 그리스 총선에서 중도우파 신민주당(이하 신민당)이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에 압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스 공영방송 ERT는 주요 방송사들이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 키라이코스 미초타키스 대표가 이끄는 신민당이 40%를 득표, 28.5%의 표를 얻는 데 그친 시리자를 압도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는 당초 10월께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와 이어진 지방선거에서 시리자가 참패하자 총선을 3개월가량 앞당겼다.
이번 총선 전 발표된 일련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신민당은 시리자를 지지율에서 약 10%포인트 차로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나 일찌감치 정권 교체가 점쳐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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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채무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2015년 1월, 변방에 머물던 시리자의 총선 승리를 이끌고 그리스 역사상 최연소 총리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킨 치프라스 총리는 출구조사 결과가 확정될 경우 4년 반 만에 권좌에서 내려오게 된다.
당초 국제채권단이 요구하는 긴축을 거부하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된 그는 총리직에 오른 뒤에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등 그리스 경제의 파국을 막기 위해 총선 공약을 뒤집고 채권단의 더 강화된 긴축안을 수용해 반발을 샀다.
이날 선거 결과는 이런 그의 공약 파기에 대한 대중의 심판 정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세금 인상과 연금 삭감 등 재임 기간 그가 밀어붙인 일련의 긴축 정책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이 쌓이고, 국명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분쟁을 이어온 이웃나라 북마케도니아와 합의안을 도출한 것도 대다수 국민의 반발을 사며 지지율 하락의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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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당의 승리가 확정될 경우 정치 명문가 출신의 미초타키스 대표가 차기 총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보수파의 거두로 1990∼1993년 총리를 지낸 콘스탄티노스 미초타키스 전 총리의 아들인 그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뒤 국제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의 컨설턴트 등 금융계에서 일하다가 부친의 뒤를 이어 정치에 뛰어들었다.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체제 아래에 놓였던 2013∼2015년 안토니스 사마라스 내각에서 개혁행정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공공 부문 일자리를 대폭 삭감한 전력을 지닌 그는 경제성장과 외국인 투자, 세금 인하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해 지지세를 불려왔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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