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하 기대후퇴에 亞증시하락 등 환율상승 부채질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글로벌 강달러 영향으로 8일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오르면서 달러당 1,180원 위로 올라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6원 오른 달러당 1,1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달러당 1,180원선을 넘은 것은 지난달 18일(1,185.8원) 이후 20일 만이다.
이날 환율은 5.6원 오른 1,176.0원에 개장해 장중 고점을 점진적으로 높였다.
지난 5일 밤 발표된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호조를 나타내면서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게 달러 강세의 배경이 됐다.
미 노동부는 6월 비농업 일자리가 22만4천 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7만2천 개 증가한 전달은 물론이거니와 전문가들의 전망치(16만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어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게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6.42포인트(2.20%) 내린 2,064.17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0.98%, 중국 상하이 증시는 2.58% 각각 하락 마감했다.
환율 오름폭이 커지자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추정되는 매물이 나오며 달러당 1,180원선 언저리에서 상승세가 주춤하기도 했으나, 장 마감을 앞두고 다시 상승하며 장중 고점으로 거래를 마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로 아시아 시장에서 위험기피 성향이 커진 가운데 역외를 중심으로 신흥국 통화에 대한 약세 베팅이 늘면서 원화 약세가 가파르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원화 약세 흐름을 되돌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지난 금요일 미국 고용통계 발표 후 국제금융시장의 바뀐 분위기가 강달러에 영향을 미쳤고, 일본 수출제재 등 국내 여건과 관련한 불안 심리가 환율 상승 기대감에 추가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1,090.86원으로 전 거래일 같은 시각 기준가(1,084.46원)보다 6.4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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