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억 들인 춘천 풍물시장 공영주차장 이용저조…주차난 여전

입력 2019-07-09 07:30  

102억 들인 춘천 풍물시장 공영주차장 이용저조…주차난 여전
주말 무료이용에도 '텅텅'…주차장 밖은 '불법 주정차' 기승
주차요금 부담·홍보 부족에 돗자리 상인은 무료주차권 미발급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양희문 인턴기자 = "시장 활성화한다고 공영주차장을 만들면 뭐해요. 아무도 이용을 안 하는데. 겉만 화려한 빈껍데기일 뿐이죠."
만성적인 주차난으로 지난해 말 춘천 온의동 풍물시장 주변에 102억원을 들인 대형 공영주차장이 지어졌으나 이용률 저조로 시장 주변 주차난이 여전히 심각하다.
장날이면 불법 주정차가 기승을 부려 단속이 강화되고 있으나 주차요금 부담과 홍보 부족 등으로 인해 방문객들은 공영주차장을 외면하고 있다.
실제로 장날인 지난 2일과 7일 찾은 풍물시장 안 주차장은 물론 주변 갓길까지 차들로 가득 차 사람이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였다.
근처 아파트 앞까지 차들이 빽빽하게 들어찼고, 시장 밖 인도까지 차량이 점령하면서 사람이 차를 피해 다니는 모습이 연출됐다.
하지만 232대를 수용할 수 있는 5층짜리 공영주차장은 절반도 채우지 못한 채 4·5층은 아예 텅텅 비어있었다.
상인 김모(58·여)씨는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되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차장을 만들었는데 이용을 안 하니 불법 주정차 단속을 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방문객과 상인은 공영주차장 이용이 저조한 가장 큰 원인으로 '주차요금'과 '홍보 부족'을 꼽았다.
공영주차장 주차요금은 최초 30분은 600원으로 이후 10분마다 300원씩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비싼 편은 아니지만, 시장 방문객 입장에서는 유료로 이용해야 하는 공영주차장보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기존 주차장을 선호한다.
물건을 사면 1시간 무료주차권을 받을 수 있으나 돗자리 상인들은 주차권을 주지 않아 공영주차장 이용을 꺼린다.
심지어 주말에는 공영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나, 홍보 부족으로 이를 모르는 방문객들이 많다.
이런 이유로 기존 주차장은 금세 메워져 아무 곳에나 주차했다가 불법 주정차 단속에 걸려 과태료를 무는 일이 빈번하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면 무료주차권을 준다고 들었는데 왜 돗자리 상인들은 주지 않느냐"며 주차장 관계자에게 따지기도 한다.
여기에 최근 1∼2년 사이 풍물시장 일대에 우체국, 영화관, 서점, 식당 등이 잇따라 들어서 번화가로 탈바꿈한 점도 주차난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민 황모(35)씨는 "솔직히 장 보러 나오면 돗자리 깔고 파시는 분들 물건을 많이 산다"며 "공영주차장은 주차비가 아깝기도 하고, 시장 안 주차장이나 갓길에 대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한 상인은 "주차요금이 부담스러우니 굳이 소비자들이 이용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장날에도 꽉 차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춘천시가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하자 상인들은 "있는 손님도 발길을 끊게 만든다"며 싫어하고, 방문객들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한다.
시는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공영주차장 이용·무료주차권 발급 홍보→공영주차장 이용률 증가→불법 주정차 완화'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으나 공영주차장 이용률이 높아지지 않아 불법 주정차 단속만 강화한 모양새가 됐다.
풍물시장 번영회 측은 "시민들이 공영주차장을 잘 모르거나 '내 돈을 써야 한다'는 편견에 이용을 잘 하지 않는 것 같다"며 무조건 시장 안으로만 들어가려고 하다 보니 주차난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돗자리 상인들이 무료주차권을 주지 않는 문제에는 "그분들이 장날마다 나오는 게 아니고, 나온다 하더라도 3∼4시간 정도 팔고 금방 가버리기 때문에 노점상 모두에게 주차권을 주기는 힘들다"고 답했다.

춘천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풍물시장 주변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는 758건으로 하루 평균 14건이다. 장날에는 단속 건수가 2배 넘게 늘어난다.
시는 지난 5월 '풍물시장 주변 불법 주정차 단속 종합대책'을 수립, 장날마다 단속반 1개 팀을 구성해 하루 두 차례 특별단속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불법 주정차 계도 인력을 채용해 풍물시장 주변에서 계도 활동을 펼친다.
시 관계자는 "공영주차장 표지판이 눈에 띄지 않아 알아보기 쉽게 바꾸는 등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불법 주정차 단속도 점차 강하게 할 예정으로 장기적으로 보면 공영주차장 이용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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