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임기 1년' 못 들어" vs 洪 "개인 욕심에 떼쓰기"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이은정 기자 = 자유한국당이 8일 자당 몫인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자리를 놓고 내부 진흙탕 싸움을 반복했다.
현 위원장인 박순자 의원이 사전에 위원장 교체에 합의한 적 없다며 사퇴 거부 의사를 거듭 밝히자, 잔여 임기를 이어받기로 한 홍문표 의원이 재차 비난을 퍼부으며 볼썽사나운 집안 다툼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 교체에 관한 여러 억측이 나돌았다"며 "회의장에서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적합한지는 모르겠지만 한 말씀 드리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택과 부동산, 교통 등 각종 분야에서 산적한 현안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성이 담보돼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국토위에 보임돼 일했던 경험은 국토위원장의 필요조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법은 상임위원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하고 있다"면서 "작년 당내 국토위원장 선거에 나섰을 때 제게 위원장 임기가 1년이라고 말해 준 분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국회법 규정이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바뀌는 관행은 바로잡아야 한다"며 "저는 20대 국회 후반기 국토위원장에 선출된 만큼 그 취지에 맞게 위원장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홍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박 의원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박 의원은 당내 의원총회에서 3번이나 (위원장 교체를) 만장일치로 결정한 국토위원장 자리를 넘길 수 없다며 막무가내 버티기식 몽니를 부리고 있다"며 "이는 어처구니없고 실소를 금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쏘아붙였다.
홍 의원은 "박 의원의 임기연장 주장은 당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개인 욕심을 채우기 위한 떼쓰기에 불과하다"며 "박 의원의 억지 논리에 입원까지 하는 촌극을 보면서 한국당은 국민에게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방적으로 왜곡된 정보를 흘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당론까지 묵살하고 당을 욕보이는 이런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며 "원칙과 합의를 무시하고 있는 박 의원의 행태에 원내지도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하루빨리 당헌·당규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5일 의원총회를 열어 자당 의원이 맡기로 돼 있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를 뽑았다. 이들 후보자는 그날 본회의에서 무난히 각 위원장에 선출됐다.
그러나 국토위원장 후보자 선출을 놓고는 박 의원과 홍 의원이 정면충돌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일 의원총회에 박 의원은 병원 입원을 이유로 불참했다.
한국당은 지난해 7월 16일 의원총회에서 20대 국회 후반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외교통일위, 복지위, 산업위, 국토위 등 5곳 위원장을 의원 2명이 1년씩 번갈아 맡기로 '내부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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