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의 'IB 백기' 파장 속 CEO "급여 투자하겠다"

입력 2019-07-09 01:21  

도이체방크의 'IB 백기' 파장 속 CEO "급여 투자하겠다"
도이체방크, 전날 1만8천명 감원 발표…주가 폭락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기…올해 코메르츠방크와의 합병 무산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최대은행 도이체방크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가기로 하며 시장에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급여를 도이체방크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의 CEO 크리스티안 제빙은 8일 영국 런던에서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향후 몇년 간 정해진 급여의 상당액을 은행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나는 모범적으로 은행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제빙은 급여의 세부적인 투자 방안에 대해선 이달 말 분기실적 보고와 함께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제빙은 지난해 700만 유로(92억6천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이 가운데 330만 유로(43억6천만 원)는 기본 연봉이었다.
도이체방크는 전날 전 세계 주식 교환 및 매매 시장에서 손을 떼고 투자은행(IB) 부문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전 세계 인력의 1만8천 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정규직 직원의 5분의 1을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이번 발표에 앞서 투자은행 부문 대표인 가스 리치 등 고위 임원 3명은 이미 사임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구조조정에 2022년까지 총 74억 유로(약 9조7천9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면서 올해와 내년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이날 장중 5% 정도까지 떨어지는 폭락세를 나타냈다.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지난 1년간 40% 하락했다.
앞서 도이체방크는 독일의 제2 은행인 코메르츠방크와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지난 4월 중단했다.
대규모 인력 감원이 예고됐기 때문에 노조가 강력히 반발한 데다, 주주들도 합병 효과에 우려를 나타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1999년 5월 뱅커스 트러스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투자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확장세를 이어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 호황을 누리며 한때 세계 최대은행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 수익이 줄어들고 법인 은행 부문 투자가 부족한 데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위기에 처했다.
더구나 글로벌 금융위기 전 주택담보증권(MBS) 판매 과실로 미국 당국에 72억 달러의 벌금을 내기도 했다.
또, 도이체방크는 미국 당국으로부터 트럼프 그룹과의 불법 유착 의혹을 받고 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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