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약물, 수술, 방사선 치료 외 '신경의료' 선택지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유방암 환자가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암이 악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 오카야마(岡山)대학과 국립암연구센터 연구팀은 유방암의 증식과 전이에 자율신경이 관계하고 있다는 연구논문을 9일자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 요미우리(讀賣)신문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활발해지는 교감신경 활동을 유전자 조작으로 중단시키는 방법으로 암 진행을 억제하는 새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불안과 공포, 분노 같은 스트레스가 생기면 교감신경의 활동이 활발해진다. 교감신경과 암 진행의 관련성은 역학조사 등을 통해 전부터 제기돼 왔으나 구체적인 구조는 규명되지 않았었다.
가미야 아쓰노리(神谷厚範) 오카야마 대학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국립암센터에서 수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 29명의 암 조직을 조사해 암 조직내의 교감신경 밀도가 높을수록 재발률이 높은 사실을 밝혀냈다.
환자의 경과를 관찰한 결과 조직속의 교감신경이 적은 19명은 수술 후 5년간 전원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했지만 교감신경이 많은 10명 중 8명은 재발하거나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에게 사람의 유방암 조직을 이식하고 암 조직내의 교감신경을 계속 자극했다. 60일 후 자극하지 않은 쥐와 비교한 결과 암 크기가 2배 가깝게 커지고 전이도 많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치료로 교감신경의 활성화를 정지시키자 60일이 지나도 암의 크기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전이도 나타나지 않았다.
가미야 교수는 "불안과 분노 등을 잘 제어해 교감신경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도록 하면 좋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암치료는 수술이나 약물요법, 방사선 치료 중심이었지만 암 조직내 교감신경의 활동을 억제하는 유전자 치료법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암치료에 '신경의료'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가능할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논문은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3-019-0430-3에서 읽을 수 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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