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항목서만 12점 깎이고도 '생존'…"교육과정 다양성·만족도 높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 유일의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하나고등학교가 과거 교육청 감사에서 입학부정이 적발돼 12점을 깎이고도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9일 서울교육청의 재지정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하나고는 '탈락 1순위'로 꼽혔다.
실제 서울시교육청 설명을 종합하면 하나고는 '감사·특별장학에서 받은 행정처분 건수'를 평가하는 한 항목에서만 12점을 깎여 해당 항목에서 최대치로 감점을 받았다.
이처럼 많은 감점을 받은 것은 2015년 특별감사에서 '입학전형과 전·편입전형 성적관리 부당처리'와 '교사채용업무 부당처리' 등이 적발돼 교직원이 대거 징계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특별감사 지적사항 대부분은 차후 검찰에서 증거가 불충분한 것으로 나타났고 관련자들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교육청은 검찰수사 결과와 감사결과는 별개라며 감사결과를 그대로 운영평가에 반영했다.
결국 하나고는 2015년 감사결과에 따라 12점이 감점된 상황에서도 재지정 기준점인 70점 이상을 받아낸 것이다.
이를 두고 감사결과 평가항목에서 단 1점만 깎이고도 기준점을 넘지 못한 학교도 있다는 점에서 '자사고 폐지'를 추진하는 서울시교육청조차 하나고의 학교·교육과정 운영에는 별다른 흠 잡기가 어려웠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고는 9개 전국단위 자사고 가운데 입학경쟁률이 가장 높다. 2019학년도 경쟁률은 2.35대 1(200명 모집에 470명 지원)이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전학 가거나 자퇴하는 학생은 적은 편이다.
학교정보공시사이트 '스쿨알리미'에 따르면 전교생이 620명가량인 하나고의 전·출입 및 학업중단 학생 수는 2016학년도 8명, 2017학년도 10명, 2018학년도 18명 등에 그쳤다.
교사당 학생 수는 2018학년도 기준 13명으로 서울 자사고 가운데 유일하게 운영평가 만점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앞서 지정취소 결정된 상산고가 '정시형 자사고'라면 하나고는 '수시형 자사고'로 분류된다. 작년 졸업생 200여명 중 약 70%가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갔을 정도다. 이들 가운데 서울대에 합격한 학생은 49명으로 알려졌다.
입시업계에서는 하나고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하면서 인기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운영평가를 무사히 통과해 학교·교육과정 운영이 탄탄하다는 점이 '증명'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하나고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수시모집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입시 뿐 아니라 학생·학부모 만족도도 높다"면서 "라이벌로 볼 수 있는 전북 상산고가 일반고로 전환될 상황에 놓인 데 반면 하나고는 재지정받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인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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