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은 2003년부터 '빅4' 이외 선수 우승한 적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올해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도 30대 선수의 우승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진행 중인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8강에 오른 선수들 가운데 만 30세가 되지 않은 선수는 3명밖에 없다.
1990년 12월생인 다비드 고핀(23위·벨기에)이 만 28세 7개월로 가장 어리고 기도 펠라(26위·아르헨티나)는 29세 2개월이다.
니시코리 게이(7위·일본)는 1989년 12월생이라 29세 7개월이다.
이 세 명도 사실 한국식 나이로 따지면 30세라 '20대 선수'라고 굳이 구분하기도 민망한 나이대 선수들이다.
최근 테니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은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 세 명이 장악하고 있다.
2017년부터 최근 10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나달이 네 번 우승했고 조코비치와 페더러가 세 번씩 정상에 올랐다.
전성기에 이 세 명과 함께 '빅4'를 이뤘던 앤디 머리(227위·영국)까지 더하면 2004년 호주오픈부터 올해 프랑스오픈까지 62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이들 네 명이 아닌 선수가 우승한 대회가 7번밖에 없다.
최근 15년 사이에 이들 네 명이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비중이 무려 88.7%에 이른다.
현역 20대 선수 가운데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최근 20대 선수의 메이저 대회 우승은 2016년 윔블던의 머리로 당시 그의 나이는 만 29세 2개월이었다.
페더러가 처음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때가 2003년 윔블던인데 당시 그의 나이는 22살이었고, 나달은 19살이던 2005년 프랑스오픈에서 처음 메이저 대회 정상을 밟았다.
또 조코비치는 21살이던 2008년 호주오픈이 첫 메이저 우승이었다.
이들 '빅3'가 20세 안팎의 나이부터 메이저 대회 우승을 나눠 갖기 시작했고 이후로는 20대 초반부터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게 된 셈이다.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11위·아르헨티나)가 21살이던 2009년 US오픈을 제패하며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리는 듯했으나 그는 잦은 부상 등으로 인해 이후로는 메이저 우승과 다시 인연을 맺지 못했다.
최근 메이저 대회마다 '빅3'의 독점 현상, 20대 선수들의 부진은 빠지지 않고 주요 기사 소재로 등장하는 가운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10일 다시 이 부분을 지적했다.
ATP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조코비치와 나달, 페더러의 메이저 대회 8강전 승률은 80.9%(110승 26패)에 이르고 윔블던만 따지면 81.3%(26승 6패)나 된다는 것이다.
특히 윔블던은 2002년 레이튼 휴잇(호주) 이후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빅4' 이외의 선수는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
16년 사이에 페더러가 절반인 8번 우승했고 조코비치가 4번, 나달과 머리가 두 번씩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윔블던에서는 남자 단식 4강이 모두 30대 선수들로 채워졌는데 이는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처음 벌어진 일이었다.
올해도 2년 연속 30대 선수들의 '4강 잔치'가 열릴 가능성이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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