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 0.25%p 인하 반영…연내 인하폭 전망치 0.64%p로 축소
"9월까지 동결" 전망도…'보험성 인하' 두고 연준내부 의견 분분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미국 경제지표 개선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줄었으나 이달 금리인하 기대는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미국 기준금리를 분석하면 거래자들은 이달 30∼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인하를 내다보고 있다.
유로달러에 대해 옵션거래를 하는 이들은 지난주부터 연준이 이달 금리를 내릴 때 이득을 보는 상품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장이 최소한 이번 달만큼은 금리인하를 확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내 금리인하 수준에 대한 거래자들의 기대는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기금금리 시장에는 2주 전 연준이 연내 금리를 0.80%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그 폭은 0.64%포인트로 낮아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소시에테제네랄의 킷 적스 전략가는 "연준이 기본적으로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에 시장은 이달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집단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스는 "그 뒤에 일련의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려면 심각한 경기하강이 있을 것으로 믿어야만 하는데 그런 하강기는 뚜렷하지 않고 6월 고용지표가 나온 뒤 특히 상황이 불명확해졌다"고 덧붙였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5일 발표한 고용지표에서 6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2만4천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블룸버그는 고용지표 발표 이후 시장에서 이달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오는 10∼11일 이틀간 있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에서 어떤 신호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오는 30일 FOMC 회의를 앞두고 오는 20일부터 공식 발언이나 언론 인터뷰가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간다.
그 때문에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관리들은 이 기간을 활용해 시장의 금리변동 기대를 조절하려고 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MUFG 증권의 존 허만 전략가는 "파월 의장이 '신중하게 낙관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며 "하지만 경제에 간과하기 힘든 리스크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향후 금리인하가 머지않았다는 점이 암시된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연준이 이달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상반된 관측도 목격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시장이 이달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완벽히 반영하지만 FOMC 위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미국 부문 이코노미스트인 조지프 송은 금리인하가 올해 9월까지 보류될 것이며 파월 의장으로서는 의회 증언을 통해 시장과 소통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송은 "연준이 곤경에 빠진 면이 있다"며 FOMC의 의견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는 만큼 당장 금리인하가 까다로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FOMC 정례회의에서는 17명 위원 가운데 인하와 동결이 8대 8로 정확히 맞섰고 1명은 인상을 주장했다.
NYT는 미국 경제를 둘러싼 전반적 상황이 금리 결정을 내리기에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제가 계속 고전하고 제조업 지표가 쇠약해지는 데다가 물가상승도 연준의 목표치 아래에 가라앉았으나, 일시적 완화정책이 영구적 해결책이 될 수 없는 데다가 미중 무역분쟁 재발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도 있는 형국"이라고 연준의 딜레마를 설명했다.
chi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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