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로 자전거도로 달린다…4차 규제 샌드박스 허용

입력 2019-07-10 11:30  

전동킥보드로 자전거도로 달린다…4차 규제 샌드박스 허용
규제특례심의위, 실증특례 등 6건 허용…라테아트 3D프린터 임시허가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전동킥보드가 실증구역 내 자전거도로에서 달릴 수 있게 된다. 정해진 구간과 규정 안에서만 가능하긴 하지만,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주행이 법적으로 가능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제4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를 비롯한 실증특례 3건, 임시허가 1건, 규제없음 2건 등 6건을 심의·의결했다.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업체인 ㈜매스아시아와 ㈜올롤로는 자전거도로를 활용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전동킥보드 대여·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실증특례를 신청했다.
현재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하는 원동기장치자전거, 125cc 이하 중소형 이륜차로 분류돼 보도와 자전거 도로에서는 주행할 수 없다. 또 운전면허가 필요하고 운전자는 헬멧 등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규정들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단속도 쉽지 않다.
차도 운행은 가능하지만, 핸들·바퀴 크기·등화장치 등 제품·주행 안전기준이 없는 데다가 구조적으로 교통안전에 취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법 제도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심의위원회는 경찰청이 제시한 안전 조치를 이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실증특례를 허용했다.
매스아시아는 아파트 밀집 지역으로 주로 1차선 도로가 많아 출퇴근 시간 교통체증이 심한 동탄역 인근, 올롤로는 산업단지 근로자가 많으나 지하철역에서 직장까지 대중교통 환경이 열악한 시흥시 정왕역 일대에서 실증특례를 시행한다.
각 구간 길이는 3∼5km가량이다.
단, 자전거도로에서만 주행할 수 있고 최고 속도 시간당 25km 미만 등 차체 주행 안전 기준을 확보해야 하며 실증 참여자는 운전면허증 등 자격을 갖춰야 한다.
산업부는 이번 실증을 전동킥보드 등 퍼스널 모빌리티의 안전·운행기준 마련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심의위에서는 전동킥보드 2건 이외에 휠체어 보조동력장치 서브키드의 실증특례를 허용했다.

네오엘에프엔은 장애인의 빠르고 편리한 이동을 돕기 위해 수동식 휠체어 앞부분에 부착 가능한 보조동력장치 서브키드에 대한 실증특례를 요청했다.
현행 의료기기법에 따라 보조동력장치는 의료기기로 구분돼 허가가 필요하지만, 기준규격이 없어 인증을 위한 시험절차 이행과 시장 출시가 불가능했다.
심의위는 해당 제품에 실증특례를 부여하고 서울·경기 거주 장애인 50명을 대상으로 제품의 기능 적합성, 이동 증진 정도를 실증하기로 했다.
실증특례 기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분류 신설 및 품목인증에 필요한 시험 기준을 확정하며 관련 절차를 거쳐 정식허가를 받을 수 있다.
라테아트 3차원(3D) 프린터는 임시허가를 받았다.
라테아트 3D프린터는 식용색소를 활용해 커피 같은 음료의 표면에 소비자가 원하는 컬러 이미지를 출력할 수 있는 기기다.
커피 전문점을 찾은 고객이 이 기기로 사진을 전송하며 사진과 똑같은 이미지가 라떼 표면에 찍혀 나오는 식이다.
㈜대영정보시스템은 신청제품에서 사용하려는 식용색소가 과일·채소 음료, 탄산음료, 일부 주류와 커피용 시럽에는 사용할 수 있는 식품인데도 커피에는 쓸 수 없어 시장 출시에 어려움이 있다며 임시허가를 신청했다.
심의위는 커피 표면장식에만 kg당 0.1g 이하로 식용색소를 사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임시허가를 내줬다.

㈜케어젠이 신청한 펩타이드 성분을 함유한 얼굴 주름 개선용 더말 필러는 의약기기인지 융복합 의료제품인지 모호해 임상시험이 불분명한 상황이었지만, 심의위는 보조성분을 포함한 의료기라고 보고 기존 의료기기 임상시험에 일부 시험항목을 추가해 인허가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드케이㈜는 자사의 융복합 냉온 동시 히트펌프 이용 시스템이 정부 지원 등의 대상이 되는 신재생 에너지 설비에 포함되지 않아 판로 개척에 어려움이 있다며 임시허가를 신청했으나 시장 출시에는 문제가 없어 규제특례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이번 건을 포함해 심의위는 제도 시행 6개월간 모두 26건의 융합 신제품 규제 애로를 풀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 기술발전 결과물을 낡은 규제로 인해 활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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