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변호인,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공방 예상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생후 7개월 딸을 5일간 집에 혼자 방치해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어린 부부의 첫 재판이 다음 주 열린다.
10일 인천지법에 따르면 최근 살인, 사체유기,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A(1·사망)양의 부모 B(21)씨와 C(18)양 사건은 최근 이 법원 형사12부(송현경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B씨 부부의 첫 재판은 오는 16일 오전 10시 30분 인천지법 410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검찰과 변호인 측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살인죄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C양은 검찰 조사에서 "딸이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살인 혐의를 사실상 인정한 반면 B씨는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을 경우 인정되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적극적으로 부인할 전망이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들이 생후 7개월밖에 되지 않은 딸을 장시간 혼자 두면 사망할 거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맞설 방침이다.
B씨 부부는 지난 5월 26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5일간 인천시 부평구 아파트에 생후 7개월인 딸 A양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 부부가 숨진 딸을 야산에 매장할 의도로 집에 방치한 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은폐한 것으로 보고 사체유기죄도 적용했다.
A양은 지난달 2일 오후 7시 45분께 숨진 상태로 외할아버지에 의해 처음 발견될 당시 아파트 거실에 놓인 종이 상자에 담겨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양 시신을 부검한 뒤 "위·소장·대장에 음식물이 없고 상당 기간 음식 섭취의 공백이 있었다"면서도 "사인이 아사(餓死)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을 밝혔다.
C양은 앞서 경찰 조사에서 "평소 아이 양육 문제뿐 아니라 남편의 외도와 잦은 외박 문제로 다툼이 많았다"며 "서로가 돌볼 거라고 생각하고 각자 집을 나갔다"고 진술했다.
B씨는 집을 나간 뒤 친구와 게임을 하고 지냈으며 C양도 지인들과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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